본지단독 보도 ‘베일 벗는 삼성’
참여연대 ‘삼성 인적네트워크’ 해부
관·법조·언론·학계 삼성인맥 존재 확인
278명 대부분 우리사회의 '파워 엘리트' 로 구성
2006-08-12 나정영 기자
참여연대가 '삼성의 '인적 네트워크'를 해부한다'를 첫호로 '삼성보고서' 발간했다. 이 삼성보고서에서 참여연대는 '왜 인적 네트워크인가'로부터 시작해 삼성 인적 네트워크의 전체 분석과 세부 범주별 분석 ▲사외이사, 재단이사 분석 ▲삼성의 혼맥 그리고 이 인맥이 실제 사례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까지 등 실증적 자료를 토대로 분석했다고 밝혔다. 특히 삼성의 인적 네트워크 분석에서 참여연대측은 2002년 대선에서의 ‘차떼기’는 물론 최근 드러난 1997년 대선에서의 ‘X파일’ 등의 사례는 1인 1표의 선거제도와 사회적 공기(公器)로서의 언론이 삼성그룹에 의해 철저히 유린된 참상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불법 정치자금의 문제는 물론, ‘이재용씨 불법 세습’과 ‘무노조 경영’의 문제도 법의 심판을 벗어나고 있다고 밝혔다.참여연대는 이어 이제는 여타 재벌들조차 삼성그룹과는 경쟁상대가 되지 못하며, 금융기관은 실물기업에 대한 감시자의 역할을 상실하게 되었고, 대기업-중소기업간의 협력적 분업관계는 파괴되고 있다는 것. 특히 삼성그룹의 인적 네트워크 분석에서 참여연대는 삼성그룹이 제도를 만들고 운용하는 주체가 바로 사람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지적하고 공개된 자료로 접근 가능한 삼성의 인적 네트워크는 빙산의 일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보고서가 담고 있는 내용만으로도 삼성 인적 네트워크의 실체는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도 남는다. 이 보고서에서 참여연대는 삼성의 인적 네트워크는 일반적으로 크게 3가지 기능을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첫째, 삼성그룹의 이해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정책 사안에 대한 로비스트의 기능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삼성그룹의 자동차산업 진출 결정, 생보사 상장방안 논의, 금융산업구조 개선에 관한법률 개정 논의 등을 들 수 있다. 이는 정책 결정자와 집행자에게 삼성그룹의 입장을 설명하고 전달하여 삼성그룹에 우호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있다는 것. 둘째, 위기 시, 특히 불법행위 혐의와 관련된 법률적 위험(legal risk)에 대한 ‘방패막이’의 역할을 하는 기능이 있다. 이재용씨 승계과정에서 나타난 각종 배임혐의 고발 소송 사건,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지는 그룹의 핵심 지배구조 연결고리에서 야기된 최근 금융법 위반 혐의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삼성이 전직 감독기구 출신 인사나 전직 판검사의 영입을 선호하는 것은 그들에게 이러한 역할을 기대하기 때문. 셋째, 일상생활의 영역에서 삼성의 이해관계와 가치를 사회 전체의 바람직한 모델 내지 유일한 모델로 포장하고 이를 대변하는 기능이 있다. 이른바 ‘강소국론’, ‘국민소득 2만불론’, ‘위기경영론’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특히 언론인 네트워크나 학계 네트워크의 경우, 현안의 해결을 위한 직접적 통로로 이용되는 관료계나 법조계의 인적 네크워크와 달리, 삼성그룹에 우호적인 사회적 담론을 조성하는 통로로 동원되고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이 경영 영역을 넘어 한국사회의 이데올로기적 지배장치까지 장악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물론 이 보고서가 이러한 ‘이너 써클’의 실체에 대한 구체적 정보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니라며 만약 그 실체가 드러난다면, 이는 상당부분 불법 혐의와 연루되거나 또는 정치적으로 큰 물의를 빚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 인적 네트워크 전체 분석
삼성 인적 네트워크의 전체 인원 수는 총 278명이다 사외이사가 99명(전체의 35.6%)로 가장 많고, 다음이 재단이사(85명, 30.6%), 삼성에 취업한 고위공직자(44명, 15.8%), 법조인(28명, 10.1%) 순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출신이 60명(24.8%)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경상북도(46명, 19.0%), 경상남도(44명, 18.2%) 순이다.출신 고등학교별 분포를 보면, 경기고가 27명(11.2%. 모두 고교평준화 이전 출신임)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경북고 18명(7.5%. 이중 고교 평준화 이전 출신은 15명), 서울고 16명(6.6%. 이중 고교 평준화 이전 출신은 14명) 순이다. 경력별 분석을 보면 관료가 101명(34.4%)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학계 87명(29.6%), 법조인 59명(20.1%), 언론인 27명(9.2%) 순이다. 삼성 인적 네트워크 특징
참여연대측은 관계, 법조계, 학계, 언론계 곳곳에 삼성의 인적 네트워크가 존재하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밝혔다.삼성그룹은 정치, 행정, 사법, 학계, 문화예술, 사회운동 곳곳에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해놓고 있었으며, 이들은 대부분 우리 사회의 ‘파워 엘리트’라 할 수 있는 전직 고위 관료나 법조인, 명망있는 학계 인사들이었다. 그 중에서도 관료나 법조인의 경우 임직원으로의 취업, 학계나 언론인의 경우 재단이사 선임이 주된 영입 형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 인적 네트워크와 ‘파워 엘리트’간의 출신 지역 및 학력 분포에 상당한 유사성이 있다
삼성 인적 네트워크와 ‘파워 엘리트’와의 비공식적 연결망을 분석하기 위해 ‘파워 엘리트’의 출신지역, 출신학력(고등학교, 대학교 포함)의 분포와 삼성 인적 네트워크의 출신지역, 출신학력의 분포를 비교해본 결과 두 집단간에 상당한 정도의 유사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참여연대가 조사한 내용 중 눈길을 끄는 대목은 삼성에 취업한 공직자 10명 중 8명이 감독기구 혹은 (준)사법기구 출신이라는 점이다. 이처럼 삼성의 고위공직자의 영입 형태가 기업의 직접적인 부가가치 생산활동과 별로 관련이 없는 감독기구 출신의 인물들에 집중되어 있는 것은 음성적 로비스트 성격의 인적 네트워크 구축은 일종의 지대추구(rent-seeking) 행위라고 해석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측은 삼성이 전직 관료나 판검사를 영입하는 추세가 최근 들어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이는 최근 1-2년 사이에 전직 관료나 판검사를 임직원으로 채용하거나 사외이사?재단이사로 영입하는 추세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 이를 통계별로 보면 취업하거나 사외이사 등으로 영입된 전직 관료의 수는 총 10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취업이 47명(46.5%)으로 가장 많고, 사외이사 37명(36.6%), 재단이사 15명(14.9%), 삼성출신 공직자는 2명(2.0%)이다. 부처별로는 재경부가 20명(19.8%)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금융감독기구 18명(17.8%), 국세청 12명(11.9%), 공정위 7명(6.9%), 산업자원부 7명 (6.9%) 순이다. 출신지역은 영남, 경인지역 순이었고, 출신고교는 경기고, 경북고, 서울고 순, 그리고 출신대학은 서울대, 고려대 순이었다. 주요 부처별 명단
▲재경부 (총 20명) ▲금융감독기구 (18명) ▲국세청 (12명) ▲공정위 (7명) ▲감사원 (5명) 인 것으로 밝혀졌다.
참여연대가 밝힌 삼성의 언론계 네트워크 분석에 따르면 언론계 출신 재단이사는 삼성언론재단이 11명으로 가장 많고, 삼성문화재단 3명, 삼성생명공익재단 2명, 삼성복지재단 1명, 호암재단 1명 순이다. 매체별로 분석해 보면 신문이 23명으로 압도적으로 많고, 방송 5명, 통신사 2명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