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 쇼크·증세론 대두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양극화 심화가 한국 사회를 강타하면서 양극화 해소를 위한 증세론이 본격 대두하기 시작했다.
21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발표한 ‘분기별 국내총생산(GDP)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한국 수출은 지난해 2분기 이후 가파르게 반등하면서 경기회복을 주도하고 있지만, 민간소비는 L자형 장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서비스업은 지난해 4분기 GDP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97.9%에 불과해 글로벌 금융위기는 물론 IMF 외환위기보다도 더딘 회복세를 보였다. 이처럼 코로나19 충격이 민간소비와 대면·서비스업에 집중되면서 분야별·업종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업종별 양극화는 일자리와 소득의 양극화로 직결된다.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양극화는 올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수출은 이미 지난해 4분기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주요국에서 백신 접종이 진행될수록 회복세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반면 국내 소비 위축은 연내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경연도 “확진자 수 증가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의 반복이 소비위축 장기화의 원인”이라며 “집단면역이 달성되는 올해 말까지 소비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한국 사회 양극화는 다른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통계청의 ‘2020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 중 1분위(소득 하위 20%)의 적자 가구 비율은 50.7%에 달한 반면 나머지 소득 2∼5분위 가구는 모두 흑자를 봤다. 특히 5분위(소득 상위 20%) 가구는 소비를 다 하고도 338만3000원의 흑자를 봤다.
이처럼 양극화 문제가 심각해지자 정부는 재정지출을 더욱 확대해 문제해결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어디까지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느냐는 고민에 빠진 상태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 안팎에서는 ‘증세 불가피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기본소득목적세로 증세해 부의 양극화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여당 소속 윤후덕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은 “증세하지 않고 위기를 극복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도 최근 “한국이 세수 비중을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