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2강 3약’ 심화] 시름 깊은 외국계 3사… 자동차 업계 양극화 더 뚜렷

현대차·기아, 판매 호조에 미래 모빌리티 강드라이브 쌍용차·르노삼성·한국GM 실적 악화 비롯 대내외 악재

2021-02-22     성희헌 기자
현대차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국내 완성차 업계에 ‘2강 3약’ 체제가 심화되고 있다. 미래를 향한 현대자동차·기아의 질주가 이어지는 반면 쌍용자동차·르노삼성자동차·한국지엠(GM) 등 외국계 완성차 3사는 대내외 악재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신차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미래 모빌리티 주도권 선점을 위해 강드라이브를 걸었다. 현대차는 지난달에도 국내에서 5만9501대를 판매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 증가했다. 사명에서 자동차를 떼고 새로 출발한 기아는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4만1481대를 판매했다. 특히 23일 아이오닉5를 필두로 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적용 모델이 잇달아 공개되는 등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도약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반면 외국계 완성차 3사는 실적 악화를 비롯해 연초부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유동성 위기에 처한 쌍용차는 협력업체의 납품 거부로 공장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쌍용차는 평택공장 조립라인의 중단이 지속되고 있다. 일부 대기업 부품업체와 중소 협력업체가 미결제 대금 지급 등을 요구하며 부품 공급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쌍용차가 이달 들어 평택공장을 가동한 날은 3일뿐이다. 쌍용차는 25일 생산을 재개할 예정이다. 다만 부품 협력업체와의 협상에 따라 공장 가동은 더 미뤄질 수도 있다. 지난 16일에도 22일 생산을 재개하겠다고 밝혔으나 지켜지지 못했다. 게다가 최후의 수단으로 불리는 P플랜(사전회생계획안) 일정도 다소 지연될 전망이다. 르노삼성은 노사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르노그룹이 비효율·고비용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내용의 ‘르놀루션’ 경영 전략을 발표한 가운데 르노삼성 노사가 희망퇴직을 두고 충돌하고 있다. 르노그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사상 최대 손실을 기록했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은 “과감한 비용 절감에 대한 절박함이 커지고 있다”며 “새로운 차종과 추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제조원가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룹과 회사 압박이 계속되자 르노삼성 노조는 “단 한 번의 적자로 직원을 사지로 모는 것은 직원을 단순 소모품으로밖에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반박했다. 한국GM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 사태로 지난 8일부터 부평2공장의 생산량을 절반으로 줄였다. 부평2공장은 쉐보레 말리부와 트랙스를 생산한다. 트랙스는 트레일블레이저와 한국GM의 수출 주력 차종이다. 결국 생산의 85% 수준을 수출하는 한국GM 실적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