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2강 3약’ 심화] ‘벼랑끝’ 쌍용차, P플랜도 흔들린다

협력업체의 납품 거부로 잇단 생산차질  마지막 수단으로 불리는 P플랜도 난항 

2021-02-22     박주선 기자
쌍용자동차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협력사들의 납품 거부로 생산차질을 빚고 있는 쌍용자동차가 P플랜(사전회생계획) 마저 난항을 겪으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다만, 최근 정부 일각에서 쌍용차를 살려야한다는 기류가 일고 있는 만큼 회생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이날부터 오는 24일까지 평택공장의 가동을 중단한다. 지난 3일~5일, 8일~10일, 17일~19일에 이어 이달 들어 네 번째 생산을 중단하게 되는 셈이다.  쌍용차 평택공장이 가동된 날은 이달 1~2일, 16일 등 단 3일에 불과하다. 외국계 부품업계를 중심으로 한 일부 협력업체가 미지급분 결제와 현금 결제를 요구하며 부품 납품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오는 25일 재가동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 회사는 지난 16일에도 22일 생산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공시했지만 지켜지지 못했다. 오는 25~26일 정상 가동이 이뤄지더라도 이달 쌍용차 평택공장의 가동일은 5일에 그칠 전망이다.  쌍용차의 마지막 수단인 P플랜 일정도 다소 지연되는 분위기다. 쌍용차는 당초 오는 28일까지 법원에 P플랜을 신청할 계획이었지만, 다음달 초나 중순께로 미뤘다. 대주주와 새로운 투자자·채권자들의 동의를 얻는 작업이 지연되면서 P플랜 신청 계획도 수정된 것이다. 법원도 오는 28일로 예정된 쌍용차의 회생 개시일을 유예하고, 보름가량을 더 주기로 했다.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의 지분 및 채권 삭감에 대한 인도 중앙은행의 승인 여부와 인수 후보인 미국 HAAH오토모티브의 P플랜 동의 여부는 이르면 이번 주 중에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잠재적 투자자의 투자결정을 위해 인도 중앙은행에 신청한 마힌드라의 지분 및 채권 삭감 승인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마힌드라는 지분(75%)과 채권 삭감 제안에 동의하면서 인도 중앙은행의 최종 승인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HAAH오토모티브는 현재 쌍용차 조업 중단의 영향을 자문사를 통해 검토하고 있다. HAAH오토모티브 측이 쌍용차 새 주인이 되려는 의지가 강하지만, 이어진 공장 휴무에 따른 생산·판매 차질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P플랜 진행 과정에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대출 지원 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P플랜에는 감자를 통해 대주주인 마힌드라 지분율을 낮추고 HAAH오토모티브가 2억5000만달러(약 2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주주(51%)로 올라서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HAAH오토모티브는 투자금액에 상응하는 자금을 산은이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산은은 회생계획안이 나오면 미래 사업성 등을 철저히 따져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최근 정부 일각에서 쌍용차를 살려야한다는 기류가 일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용도 있고 하니 괜찮다면 (쌍용차를) 살리는 것이 괜찮다”며 “살아남을 수 있느냐는 산업적 판단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9일에도 “쌍용차 회생과 관련해 큰 틀에서 살리는 방향으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논의했다”고 재차 언급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인도 중앙은행의 승인 여부와 인수 후보인 미국 HAAH오토모티브의 P플랜 동의 여부가 이번주 결정되면 산은이 결국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의 P플랜마저 실패하면 사실상 파산이 불가피해 직원 4800여명과 헙력업체 직원 10만여명이 길거리에 나앉게 된다”면서 “고용문제와 자동차산업·지역경제 등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정부가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