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우 우리금융 회장 '현장경영'에 앞장
'나 먼저 상품 안내'... 타던 차 그대로 '허례허식'도 탈피
2013-06-27 강준호 기자
[매일일보 강준호 기자] 우리금융은 최근 민영화라는 최대 화두에 영업실적 부진과 STX와 쌍용건설의 부실로 막대한 손실을 떠안게 돼 내실경영이 가장 중요한 시점이다.이런 시기에 취임한 이순우 신임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탈 허례허식’과 ‘현장경영’에 솔선수범하고 있다.지난 14일 취임한 이순우 회장은 지주 회장에게 제공되는 높은 등급의 차량을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외면했다.우리금융은 지주 회장에게 ‘에쿠스 460’을, 회장보다 직급이 낮은 행장에게 ‘에쿠스 380’을 제공한다. 이 회장은 은행장 시절 에쿠스 380을 이용했고 지금도 이 차량을 이용 중이다.우리금융 관계자는 “이순우 회장은 은행장 시절부터 이용해오던 차량을 그대로 이용하기로 했다”며 “이팔성 전 회장이 타던 차량은 계약을 해지하고 반납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이 회장은 집무실도 기존의 행장실을 쓴다. 회장실이 행장실보다 한 층 높은 본점 건물 최상층에 있지만 굳이 번거롭게 회장실로 옮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최상층에 있는 회장실은 이 회장보다 높은 사람이 없어 집무실로 사용하기 보다는 전체 회의실 등의 목적으로 이용될 것으로 우리은행 관계자는 전망했다.또 이 회장이 쓰고 있는 집무실에는 최고경영자 집무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가의 미술품들로 장식되지 않고 은행 상품 포스터들로 채워져 ‘나 먼저 상품을 안내한다’는 정신으로 생활하고 있다.이 같은 이 회장의 ‘탈 허례허식’에는 평소 모습에서도 볼 수 있다.이 회장은 취임 직후 처음으로 갖은 임원들과의 오찬 장소를 본인이 평소 자주 찾던 남대문시장의 허름한 횟집으로 잡았다.우리은행 관계자는 “이 회장이 평소 즐겨 찾는 곳”이라며 “회장이 되자마자 거창한 음식점에서 식사하는 게 보기에 썩 좋지 않다고 여긴 것 같다”고 전했다.이 회장의 ‘탈 허례허식’과 함께 현장경영도 눈길을 끌고 있다.이 회장은 지난 20일 서울 중구 신중부시장을 찾아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시장 상인대표 120여명과 '전통시장 다시 살림 대토론회'를 열어 시장의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이어 서울시 등 5개 민관 단체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전통시장 다시살림 공동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이런 모습으로 인해 이 회장이 36년을 은행원으로 살아오면서 한결같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정희경 우리은행 실장은 “이순우 회장의 최우선 순위는 고객”이라며 “지금까지 고객에 대한 마음가짐, 행동이 변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한결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