둑터진 신종플루-두달만에 1000명 감염
학교·지역사회 감염 본격화…대유행 '초읽기'
2010-07-23 매일일보
[매일일보] 국내 신종인플루엔자A(H1N1) 감염자가 1000명을 돌파했다.지난 5월 멕시코 자원봉사를 다녀온 수녀가 신종플루 첫 확진환자로 판명된 지 두 달 만이다.22일 보건복지가족부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현재 신종플루엔자 감염환자(1003명) 가운데 해외입국자 국가별 감염자 수는 미국이 155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해외입국자 감염자 수는 필리핀115 명, 호주 72명, 인도네시아 72명, 태국 51명, 뉴질랜드 20명, 홍콩 12명, 캐나다 11명, 영국 10명, 베트남 7명, 중국 10명, 일본 10명, 기타 46명 등이다. 감염경로별 신종플루 확진환자 수는 해외입국자 610명, 확진환자의 긴밀접촉자 139명, 어학원집단감염 22명, 지역사회감염 추정 232명 등이다.연령별 감염자 현황은 11~20세가 34.2%로 가장 많았다. 이어 21~30세는 30.8%, 1~10세는 18.1%, 31~40세 7.3%, 41~50세 5.3% 순이었다. 이는 본격적인 여름방학에 접어드는 6월 말부터 10~20대 유학생과 연수생이 한꺼번에 입국하고 젊은층이 내성이 약해 새로운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아 20대 이하의 젊은이들이 신종인플루엔자에 많이 감염된 것으로 분석된다.5월2일 국내 첫 신종인플루엔자 확진환자가 발생한지 50여일 만에 감염자는 100명을 넘어섰다. 이후 ▲지난달 28일 200명 ▲이달 6일 300명 ▲11일 400명 ▲14일 500명 ▲15일 600명 ▲18일 700명 ▲19일 800명 ▲21일 900명 ▲22일 1000명을 돌파했다. 지난 달 초까지만 해도 하루 1~3건에 불과했던 신종플루 감염자 발생 건수는 본격적인 방학철과 단체 행사를 통해 급속히 불어났다. 특히 지난 14일 이후 환자 수는 하루 100명씩 추가됐다. 이달에만 신종플루 감염자 수는 무려 700명이나 늘어났다. 보건당국은 이런 추세라면 수개월 내에 감염자가 수천 명 이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은 "최근 유학생 귀국, 하계휴가, 종교행사 등으로 인해 해외로부터 지속적인 환자 유입이 이뤄지고 있고 학교를 중심으로 집단발병 사례가 증가하는 등 지역사회 유행이 확산돼 올 하반기 가을철 대유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학교·지역사회 감염 본격화 = 7월 들어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신종인플루엔자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 확산되고 있다. 최근 일주일 간 서울 서초, 강원 춘천, 경기의 부천과 안양, 부산 등에서는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감염원을 알 수 없는 지역사회 감염이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일각에서는 이미 신종플루 대유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지난 10일 강원 춘천의 한 어린이집 교사를 시작으로 경기 부천의 초등학교와 서울 서초의 고등학교에서도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지역 사회 감염이 발생했다. 부산 연제구 모 초등학교에서는 외국을 다녀오지 않거나 감염자와 접촉한 적이 없는 48명이 신종플루 감염자로 확진됐다. 해당 학교는 17일 1학년을 대상으로 휴업한 데 이어 당초 22일로 예정돼 있던 여름방학을 18일로 앞당겼다.경기 부천의 모 초등학교에서도 15명의 환자가 집단 발생했다. 서울 서초구 소재 고등학교에서도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감염자 26명이 무더기로 발생했다. 국제합창대회와 스포츠행사, 수련회 등 단체행사를 통한 신종플루 감염 사례도 잇따라 발생했다.8일부터 창원 등 경남지역에서 열린 월드콰이어합창대회에 참가한 67명이 신종플루에 감염됐다. 월드콰이어 행사를 주최한 경남도에서는 이 합창대회에 참가하거나 관람했던 학생과 교직원 등 2000여명에게 2차 감염을 우려한 등교 중지 조치가 내려졌다.해외 선교활동과 의료봉사로 인한 신종플루 감염자도 급증했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외국인이 대거 참가한 가운데 열린 대학생 선교회 행사 참가자였던 26명도 신종플루에 감염됐다. 필리핀으로 선교활동(7.14~18)을 다녀온 20명 가운데 4명의 입국자가 신종플루로 확진됐다. 인도네시아를 다녀온 대학생 의료봉사단원 1명과 대학생 베트남 문화탐방단(6.30~7.20) 가운데 3명이 신종플루에 추가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12~19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제 스포츠행사에 참가하고 돌아온 선수단 일행 4명도 검역소 발열감시에서 증세가 확인된 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국 초등학교에서 신종플루에 감염된 초등학생들이 계속 발견되면서 해당학교가 휴교조치를 내리고 조기방학에 들어갔다. 지난달 21~29일 호주 시드니의 자매결연학교를 방문한 전북의 한 초등학교 학생이 신종플루에 감염되자 해당 학교는 이날 곧바로 6일 동안 휴교에 들어가기도 했다. 창원의 한 초등학교는 학생 1명이 필리핀 여행 후 신종플루에 감염된 뒤 같은 반 학생 1명이 확진 환자로 밝혀지자 전교생 1639명에게 10일부터 등교 중지 지시와 함께 조기방학을 했다. /인터넷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