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갑질방지법’ 추진에 구글, 수수료 인하 카드 꺼내나
구글, 국회 과방위에 본사 설득할테니 법안 처리 연기 요청 야당의 신중론에 구글 수수료 인하 카드 겹쳐 입법 추진 난항
[매일일보 박효길 기자] 앱장터 수수료를 둘러싼 ‘구글갑질방지법’이라고 불리는 구글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 추진에 구글이 수수료 인하를 단행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24일 국회에 따르면 구글코리아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수수료 인하 등 본사를 설득하고 있으니 법안 처리를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구글코리아에서 수수료 인하는 본사 정책변경이 필요한 사항으로 본사 설득 노력 중이므로 그때까지 법안처리를 미뤄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며 “수수료 인하에 대해 어떤 규모로 결정날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구글은 자사 앱마켓인 플레이스토어에서 모든 앱에 대해 결제금액의 30%를 수수료로 매기는 인앱결제 강제정책을 확대·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국내 모바일 콘텐츠 생태계와 소비자피해 등을 우려해 반대 입장을 나타냈고, 국회에서도 글로벌 앱마켓사업자의 부당한 행위를 금지하기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하 개정안)이 7건 발의됐다.
반대 여론과 관련 입법 움직임이 일어나자 구글은 한국에 대해 오는 10월까지 수수료 인상을 유예하기로 했다.
그러나 10월 이후 당초 계획대로 구글의 수수료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모바일업계에 막해한 피해가 예상된다.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 4분기 구글 수수료 정책 반영시, 비게임 분야 구글 수수료는 152.3% 증가한 1814억원 규모 즉, 2021년 4분기 동안 국내 모바일 앱/콘텐츠 기업들이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수수료는 1095억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위기의식을 느낀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등 17개 단체는 지난 18일 입장문을 내고 “국회가 앱마켓사업자의 인앱결제 강제정책을 금지해 앱개발자들과 소비자를 보호하겠다는 약속 지켜줄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입장 발표에 동참한 단체는 구본기생활경제연구소, 금융정의연대, 대한출판문화협회, 민생경제연구소, 벤처기업협회, 시민안전네트워크, 올바른 통신복지연대, 한국대중문학작가협회, 한국소비자연맹, 한국웹소설산업협회, 한국웹소설협회, 한국음악콘텐츠협회,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한국전자출판협회, 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한국출판인회의, 한국YMCA 전국연맹 등이다.
구글의 갑질은 수수료뿐 아니라 심사 과정에도 드러났다. 국회 과방위 소속 조승래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한 315개 앱 사업자 가운데 37.8%가 앱 등록거부, 심사지연, 삭제를 경험했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앱 등록 심사지연이 88.2%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고, 44.5%가 앱 등록거부, 33.6%가 앱 삭제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당은 해외 입법 사례가 없다며 신중론을 펴고 있다. 구글의 연기 요청 카드가 겹치면서 이번 구글갑질방지법이 자칫 추진 동력을 상실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조 의원실 관계자는 “2월은 끝났고 3월에 소위가 있을 텐데 그것을 안건으로 할지 말지 여야 의원들 간에 협의를 해야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애플은 지난 1월1일부터 지난해 매출 100만달러(약 11억원) 이하인 중소개발사에게 기존 앱수수료 30%에서 15%로 절반 낮추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