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폰·콘텐츠’ 애플의 변신, 삼성 모바일 사업 위협
아이폰SE 플러스 중저가폰 시장 공략… 웨어러블·애플TV 확대
작년 4분기 1위 내준 삼성, 올 상반기 중저가폰 시장 사수 절실
2022-02-24 이상래 기자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애플이 끊임없는 새로운 도전과 혁신으로 변신하고 있다. 기존 프리미엄 전략을 버리고 중저가폰 시장을 공략하고, 웨어러블·콘텐츠 등 신사업을 통한 사업 영역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애플의 변신은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의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올 상반기 중저가폰 아이폰SE 플러스를 출시한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SE를 출시해 4년 만에 중저가폰 시장을 공략했다. 올해 출시할 아이폰SE 플러스는 아이폰SE의 후속작이다.
애플은 과거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고수하는 데 집중했다. 단일 품목에 가까운 고가의 아이폰만 잘 팔면 된다는 게 애플의 전략이었다. 프리미엄 제품이 보급형 제품보다 수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애플은 시장 점유율보다는 영업이익률에 집중했다.
하지만 지금 애플은 다르다. 애플은 중저가폰 출시로 애플 유저의 진입장벽을 낮췄다. 아이폰 유저가 되기 위해 더 이상 과거처럼 높은 가격을 지불할 필요 없이 저렴한 가격으로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즉, 점유율 확대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애플은 아이폰 외 웨어러블 기기, 콘텐츠 서비스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애플 실적을 살펴보면 PC, 태블릿PC 등 모든 제품군에서 매출 두자리수 증가를 기록했다. 맥 PC와 아이패드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각각 21%, 41% 늘었다. 애플워치, 에어팟 등 웨어러블 기기와 앱스토어, 애플TV 등 콘텐츠 서비스 사업은 각각 전년 동기보다 30%, 24% 증가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애플의 이러한 변신은 애플 생태계의 확장성과 연결된다. 아이폰을 중심으로 맥북, 아이패드, 에어팟, 애플워치로 이뤄진 생태계 속에서 애플TV 등 새로운 콘텐츠 경험을 제공한다. 새로운 고객이 애플 생태계에 진입하면 수익성이 선순화되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강력한 생태계가 삼성 스마트폰의 구매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본다. 삼성도 갤럭시탭, 갤럭시 버즈, 갤럭시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를 내놓고 있지만 아직 애플의 제품들보다 경쟁력이 뒤쳐진다는 평가다. 애플과 달리 독자적인 삼성의 콘텐츠도 없는 실정이다.
실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애플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7994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반면 삼성의 판매량은 11.8% 줄어든 6212만대에 그쳤다. 애플이 삼성을 제치고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 1위에 오른 것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 화웨이 공백으로 무주공산이 된 중저가폰 시장에서 삼성 스마트폰이 애플의 아이폰SE 플러스에 밀릴 경우 위기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삼성도 중저가폰 갤럭시A52와 갤럭시A71를 출시해 아이폰SE 플러스에 맞불을 놓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이번 아이폰SE 플러스로 애플 생태계 고객 확보에 집중할 것”이라며 “삼성으로서는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사수해야 글로벌 리더십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