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대법원장은 대법관 지낸 외부인사 발탁
盧대통령, 3박자 갖춘 안정형 선택…이용훈 전 대법관
2006-08-13 매일일보
◈ ‘깜짝 인사’하면 강금실 전 법무장관 가능성…법원노조도 힘 실어 줘
우선 ‘깜짝 인사’를 단행할 경우 단연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을 꼽을 수 있다. 강 전 장관은 최초의 여성 법무장관으로 혜성처럼 등장해 검찰개혁을 이끌었다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그런 이유로 관료로는 최초로 인터넷지지 카페가 결성되고 또한 2003년 한국리더쉽센터가 선정한 우리시대 신뢰받는 리더 1위(관료부문)와 사법연수원생들이 뽑은 초빙강사 1위에 선정될 정도로 신뢰와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으며,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인권대사로 활동 중이다. 물론 사법부 수장으로서의 경력과 연륜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지만 83년 서울지법 남부지원 판사를 시작으로 서울가정법원 판사, 서울민사지법 판사, 부산지법판사, 서울고법 판사 등 14년간 판사로 재직해 순수 재야 변호사 출신이 아니어서 법관들에게 거부감이 적다는 점과 “개혁성 없는 인사가 대법원장이 되면 출근 저지 운동을 벌이겠다”고 공언한 법원공무원노조가 적극 추천한 점도 주목받는 대목이다. 조준희 언론중재위원장의 경우 인권변호사로 활동하고, 민변 창립 당시 초대 간사를 역임할 정도로 진보적이어서 참여정부에서 사법개혁위원장을 역임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다만 판사 경력이 없는 순수 재야 변호사 출신이어서 판사들의 집단반발도 배제할 수 없고, 여기에 대법원장 정년(70세)을 3년밖에 안 남겨둔 67세의 고령이라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최병모 변호사의 경우 판사 경력이 7년밖에 안 되는 게 약점이나, 강직한 성품으로 99년 ‘옷 로비 의혹사건’을 수사한 특별검사 1호라는 점과 2002년 민변 회장을 역임할 정도로 진보적 인사라는 강점이 있어 줄곧 시민사회단체로터 대법관 후보로 거론돼 와 대법원장으로 발탁될지는 지켜봐야 한다.여기에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공식적으로 추천되지는 않았지만 언론에 꾸준히 거론되는 인사로 이강국 대법관이 있다.탁월한 실무능력과 신중한 몸가짐으로 후배들에게 신망이 두텁고, 헌법 박사학위를 지닌 헌법전문가로 차기 헌법재판소장으로 거론되기도 한다.2003년 대법관 제청 파동 당시 법원행정처장으로서 ‘전국 법관과의 대화’를 통해 소장 법관들의 동요를 원만하게 수습해 당시 고건 국무총리로부터 “수고했고, 잘 마무리 해 달다”는 전화를 받기도 했다.◈ 프리미엄 갖고 있는 이용훈 공직자윤리위원장, 대법원장 0순위
노무현 대통령이 ‘코드 인사’를 할 경우 단연 이용훈 정부공직자윤리위원장을 꼽을 수 있는데 이용훈 위원장은 지난해 노무현 대통령 탄핵 변론 법률대리인단 수장으로 활동한 후 공직자윤리위원장에 임명됐다.노 대통령은 당시 법률대리인 12명 중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과 작고한 유현석 변호사를 제외한 10명 중 6명을 헌법재판관이나 대통령 직속 또는 정부위원회 위원장 등으로 중용했기 때문에 대법원장 임명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예를 들면 한승헌 전 감사원장은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장, 하경철 전 헌법재판관은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장, 양삼승 법무법인 화우 대표변호사는 국가생명윤리심의원회 초대 위원장, 특히 조대현 변호사는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했다.이용훈 위원장의 경우 대법관을 역임해 승진서열을 중시하는 사법부의 전통(?)에도 맞아 법관들의 반발도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호남 민심이 이반하는 상황에서 이 위원장이 전남 보성 출신이라는 점도 프리미엄이다. 여기에다 법관 시절 영국신사풍의 멋있는 법관으로 알려져 있고, 윤관 대법원장 취임 초기에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전격 기용돼 사법제도개혁안 수립을 지휘한 사법개혁의 일등 공신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또한 유신시절 지법판사로 근무할 당시 시국사건 피고인에게 징역 2년 이상을 선고하라는 외압에도 불구하고 징역 6월을 선고하는 소신도 겸비해 사법개혁의 적임자로 분류된다.실제로 일부언론이 청와대가 이용훈 위원장을 대법원장으로 내정했다고 보도할 정도여서 노무현 대통령이 ‘코드 인사’와 ‘승진 인사’를 결합한 스타일의 인사를 단행할 경우 대법원장 0순위로 지목된다조무제 동아대 법대 석좌교수의 경우 대법관을 지내고 ‘딱깍발이’ 청빈 법관의 대명사로 유명하지만 참여정부와 코드가 맞지 않는다는 후문이어서 대법원장 임명 가능성은 다소 낮아 보인다.◈ 승진 인사는 3파전…손지열 법원행정처장이 가장 앞서
‘승진 인사’를 단행할 경우 손지열 법원행정처장, 유지담 대법관, 이홍훈 수원지법원장이 경합을 벌인다. 손지열 법원행정처장은 빈틈없는 업무능력을 갖춰 후배들이 ‘타고난 법관’이라며 법관의 모델로 삼을 만큼 신망이 두텁고, 사법부 요직을 두루 거쳐 법이론과 사법행정 능력도 인정받고 있다.여기에다 지난 93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으로 재직하면서 사법개혁 실무작업을 진두지휘한 점도 강점이어서 이들 후보자 중 가장 앞서고 있다.유지담 대법관의 경우 중앙선거관리위원장으로서 여당으로부터 대통령 탄핵 심판사건을 촉발(?)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 쉽게 점치기 어렵다.이홍훈 수원지법원장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판결을 많이 내려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지난해와 올해 두 번씩이나 대법관 후보로 추천될 정도로 사법부 안팎에서 신망이 두텁다는 게 강점이다. 다만 노 대통령이 연공서열을 중시할 경우 사법시험 14회 출신이라는 점은 다소 부담스런 요소이다. 아무튼 노무현 대통령이 사법개혁의 중책을 수행할 적임자로 누구를 임명할지는 이르면 16일쯤 결정될 전망이다. 신종철 로이슈/매일일보 법조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