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직원 평균연봉 9천만원 넘어
‘슈퍼갑’이 연봉마저 최고 대우
2014-06-30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금융감독원 직원들의 평균 연봉이 9000만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30일 금융권에 따르면 2012년 말 기준 금감원 1인당 평균 연봉은 9196만원으로 금융위원회 산하 9개 금융공기업의 직원 평균 연봉 8700만원보다 500여만원이 많았다.연봉 구성은 기본급이 평균 5076만원, 고정 수당이 2707만원, 성과 상여금이 683만원, 실적 수당이 541만원, 급여성 복리 후생비 186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연도별로는 2007년 8784만원, 2008년 8811만원, 2009년 8836만원까지 치솟았다가 2010년 8591만원으로 떨어졌으나, 2011년 8903만원으로 다시 올라갔다.공기업 내 ‘신의 직장’으로 꼽히는 금융공기업 중에서도 금감원보다 직원 연봉이 높은 곳은 한국거래소(1억900만원), 예탁결제원(9천700만원) 밖에 없다. 295개 공공기관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6200만원이었다.금감원 직원 연봉은 국내 최고 기업인 삼성전자(7800만원)보다 훨씬 높다. 제조업 최고 임금을 받는 현대자동차(8900만원)보다도 많다. 중견 제조업의 평균 연봉은 3000만~4000만원 수준이다.시가총액 50위 내에 있는 금융사 중 삼성생명 등 핵심 8개 사의 지난해 평균 연봉도 7500만원으로 금감원보다 1700만원이 적다.이들 중 가장 연봉이 많은 삼성생명(8900만원)만 금감원과 비교할 수 있을 뿐 삼성화재(7200만원), 기업은행(6500만원), 삼성카드(6400만원), 신한은행(6300만원), 국민은행(6200만원) 등 쟁쟁한 금융사들도 크게 뒤졌다.지난해 기준 금감원 직원은 1788명이며 이 가운데 정규직은 1611명이다. 직원 규모도 2008년 1509명에서 4년 만에 300여명이 급증했다. 사내 연애로 결혼한 부부는 33쌍에 달한다. 평균 근속 연수는 17.1년이다.금감원은 전문성이 필요한 금융감독업무 특성상 변호사, 공인회계사 등 고임금 전문인력이 전체의 30%에 달하고 장기근속 인력 비중이 높기 때문에 평균임금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입장이다.금감원 관계자는 “근속 연수나 대졸 공채 비중 등을 고려하면 금감원 직원의 평균 연봉은 금융공기업 중위권 수준이며 시중은행 대졸 직원이 금감원보다 임금 수준이 더 높다”면서 “임금이 낮은 행원급이 많이 포함된 은행 등 일반 금융기관과 단순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해명했다.이어 “금감원은 매년 금융위의 예산심의소위원회로부터 2개월 이상의 강도높은 심의를 받은 후 급여인상을 정하고 있다”면서 “2008년 이후 급여는 사실상 동결 수준”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일각에서는 금융사로부터 분담금을 받아 운영되는 금감원 직원의 연봉이 금융사보다 높은 것을 두고 주객이 전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금감원은 정부 조직인 금융위원회의 통제를 받기는 하지만 은행, 보험, 카드 등 금융 전반에 대해 감독권을 행사하는 막강한 위치에 있다. 이 때문에 금융사들은 ‘슈퍼갑’이 연봉마저 최고 대우를 받는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금감원장의 연봉은 지난해 3억3480만원, 부원장은 2억770만원이었다. 반면 지난해 공공기관장 평균 연봉은 1억6100만원이었다.한 금융사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이 금융사로부터 분담금을 받아 직원들에게 고임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