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바닥 찍고 회복하나…정제마진 2달러대 상승

국제유가 60달러대, 정제마진 2달러대로 상승 미국 한파 영향으로 정제설비 가동 중단 영향

2022-03-02     조성준 기자
석유공사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지난해 사상 최악의 한 해를 보낸 정유업계가 최근 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개선으로 실적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2일 석유정보 제공업체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 1일(현지시간) 브렌트유·서부텍사스유(WTI)·두바이유의 가격은 각각 배럴당 63.69달러, 60.64달러, 64.23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국제유가는 중국 수요감소 우려, 오펙플러스의 감산완화 리스크 등으로 다소 하락했으나 지난달부터 60달러를 넘은 이래 꾸준한 상승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은 정유사들에게 원가 부담이 되긴 하지만 재고평가이익 효과를 줘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된다. 지난달 셋째 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2.1달러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용 등의 비용을 뺀 금액이다. 업계는 정제마진이 통상 배럴당 4∼5달러는 돼야 수익이 난다고 본다. 정제마진도 여전히 낮은 수준이기는 하나 상승세다. 지난달 넷째 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2.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셋째 주 2.1달러에 이어 2달러대 정제마진을 형성했다. 정제마진이 2달러를 넘은 것은 지난달 10월 2주차 2.0달러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2달러대 정제마진이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지난해 한 해 동안 계속 마이너스와 1달러 대를 벗어나지 못했던 걸 감안하면 회복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미국 남부지역에 위치한 텍사스에 30년 만에 들이닥친 한파로 정전 등이 발생하며 모티바, 엑손모빌 등 약 400만배럴 규모의 정제설비가 가동 중단 사태를 빚은 것이 정제마진 상승의 주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달 미국 한파로 정유 및 화학 설비가 집중된 미국 남부 지역은 전력·용수·연료 공급 등에 어려움을 겪었고, 가동이 중단된 정제설비가 늘어나면서 미국 전체 생산량의 약 20%에 달하는 정제유 공급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2017년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 정제설비가 밀집해 있는 걸프만에 직격탄을 날린 이래 최대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발 석유제품에 대한 공급 차질로, 업계에선 석유제품 마진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며 “또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코로나19가 소강상태에 접어들면 항공유 등 매출 비중이 높은 석유 제품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영향으로 유가와 정제마진 상승이 이어지면 올해 1분기 실적이 다소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개선으로 정유사들의 올 1분기 실적은 지난해보다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다만 마진 개선세는 수요 확대가 아닌 공급차질로 인한 일시적인 요인이라 지켜봐야 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