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구, “여성들 이젠 안심귀가 해도 좋아요”
[매일일보] 강북구 수유동에 살고 있는 김세아씨(가명, 33세)는 지방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로 올라와 14년째 혼자 살고 있는 김씨에게 택배 받는 일은 부담스러운 일 중 하나이다.
다세대주택에 살다 보니 택배가 와도 받아줄 사람이 없다. 그렇다고 언제 도착할지 모르는 택배를 받기 위해 무작정 기다리는 일도 짜증스럽다.
더군다나 최근 택배기사를 가장한 강도가 기승을 부린다는 뉴스를 접하고는 택배가 도착했을 때 문을 열어주는 일도 무섭기만 하다. 하지만 김씨처럼 혼자 사는 여성들도 이제 택배를 안심하고 받을 수 있게 됐다. 강북구에서 6월부터 무인택배보관함을 설치해 혼자 사는 여성들이 원하는 곳에서 택배를 수령할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북구(구청장 박겸수)가 무인택배보관함을 설치한 곳은 관내 수유1동주민센터(삼양로 299), 강북문화예술회관(삼각산로 85) 두 곳.
무인택배보관함은 혼자 사는 여성과 바쁜 직장인들이 편리하게 택배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설치한 것으로 휴일 없이 24시간 운영되고 있다. 이용료도 무료(단, 물품보관 시간이 48시간 넘으면 하루 1천원 보관비 부과)다.
이용방법도 간단해 택배 신청 시 안심택배보관함이 설치된 곳 중 원하는 장소를 물품수령주소로 지정하면 무인택배 관제센터에서 배송일시와 인증번호를 수령자에게 문자메시지로 보내게 되고, 수령인은 무인택배보관함 프로그램에 인증번호를 입력한 후 물품을 수령하면 된다.
무인택배보관함 운영과 함께 강북구에서는 ‘여성 안심귀가 스카우트 사업’도 실시해 귀가 시간이 늦은 여성들의 안전한 귀가를 돕고 있다.
이를 위해 강북구에서는 구민 30명을 안심귀가 스카우트 단원으로 위촉해 이용을 원하는 여성들이 서울시 다산콜센터(120)나 구청 당직실(901-6112)로 전화신청하면 직접 지하철역이나 버스 정류장으로 마중 나가 집 앞까지 동행해 주고 있다.
또 단원들은 강북구 관내를 4개 권역으로 나눠 성범죄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순찰활동도 하고 있다.
강북구청 여성가족과 관계자는 “직장, 핵가족화 등의 원인으로 나 혼자 생활하는 여성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강북구에서는 혼자 사는 여성들의 생활불편 사항을 해소하고, 각종 범죄로부터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