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채권에 자차보험 손해율까지

손보사 실적 ‘빨간불’...일각에서는 ‘자업자득’ 지적

2013-07-01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STX채권 처리와 자차보험 손해율 등의 문제로 손해보험사의 1분기 순이익 전망치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1일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2013 회계연도 1분기 주요 5개 손해보험사의 순이익은 4502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2.5%, 전 분기 대비 30.0% 줄어든 수치다.LIG손해보험의 1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작년 동기보다 42.1% 감소한 437억원으로 손보사 중 감소세가 가장 컸다. 현대해상은 40.3% 줄어든 704억원, 동부화재는 16.7% 감소한 936억원으로 나타났다. 삼성화재도 작년 동기 대비 순이익 전망치가 22.1%(1975억원) 줄어들었다.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손보사들의 순이익 전망치 감소세의 원인으로 STX팬오션 채권 손실 처리와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금리 단기 급등 등을 꼽고 있다.일반적으로 해상보험을 주요 상품으로 판매하는 보험사들은 선박이나 적하보험 관련 영업을 위해 해운사나 조선사들이 발행하는 채권을 인수하는 ‘바터’ 거래 관행이 있다.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손보사들은 조선사나 해운사의 초호황기가 끝났다는 판단하에 자체적 리스크 관리로 바터 거래를 줄였지만, STX팬오션의 경우 매각이 추진되다 KDB산업은행이 갑작스럽게 인수를 포기하면서 연관 금액을 청산할 시기를 놓쳐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현재 손보사 가운데 STX팬오션 채권손실액이 200억원으로 가장 곳은 현대해상이다. LIG손해보험과 동부화재도 100억원 가량의 STX관련 손실이 발생했다.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STX채권 손실액보다 더 큰 문제라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각 손해보험사의 올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0∼86%대로 전망되는데, 업계가 최소한 손실을 보지 않는 손익분기점으로 보는 적정 손해율은 작년 말 기준으로 77%였다.업계 관계자들은 “마일리지 할인 등의 제도로 인해 같은 보험료를 내고 같은 사고를 내도 보험사 입장에서는 손해율이 올라가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금리의 갑작스러운 상승도 악영향을 끼쳤다.금리의 단기 급등으로 채권 평가이익이 줄어들면서 손보사들의 자기자본이 5월 중에만 적게는 650억원에서 최대 1988억원까지 감소했기 때문이다.그 외에도 삼성화재는 ‘어닝쇼크’로 주가가 반 토막 난 삼성엔지니어링의 1분기 유가증권 손실액 250억원을 떠안을 수 있다는 점이 순이익 전망치를 하락시킨 것으로 나타났다.그러나 일각에서는 손보사들의 순이익 전망치의 감소세는 일정 부분 ‘자업자득’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손보사들은 한때 STX팬오션이 1조 원 규모의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를 낼 때 적하보험 등 일반보험 상품 특수를 누리면서 운용분야에서는 관련 채권 인수를 통한 이자를 동시에 챙겼다.또 자동차보험 손해율의 경우 구조적 문제라기보다는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업계 간 과잉 경쟁을 벌이다 자체적인 부담을 안게 된 것임에도 손보사들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엄살을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최근 자동차보험 손해율 문제는 금융 당국이 억지로 판매를 강요하는 것도 아닌데 손해를 보지 않으면서 점유율은 높이고 싶은 손보사들이 손해율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는 마일리지 보험 등을 놓지 않기 때문에 발생했다”며 “그 손해비용을 소비자들에게 은근슬쩍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