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 인터뷰] 김기환 지평주조 대표 “‘상생+가치’는 지속성장의 핵심전략”

아버지 설득해 물려받은 연매출 2억 회사 150배 성장시켜 대리점 상생모델 구축… 2019년 전국구 영업망 확보

2022-03-07     나기호 기자
김기환
[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지평주조가 2년 만에 전국구 막걸리로 발돋움한 핵심 전략은 거래처와 상생 가치를 더한 모델을 구축했기 때문입니다.” 김기환 지평주조 대표가 2010년부터 3대째 가업을 이어받아 막걸리 전통과 역사를 이어가며 체득한 결론이다. 시골의 작은 양조장으로 시작한 지평주조의 긴 세월과 고유의 무게를 살려내기 위해선 대학생 시절부터 고민한 ‘가치 있는 일’을 융합·실천해 상생 사업으로 변혁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김 대표는 코로나19로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히고, “지평주조가 제품을 만드는 데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지평주조만의 고유성을 지켜나가는 것”이라며 “이는 변화하는 시대 흐름 속에서도 지평막걸리가 많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꾸준하게 성장해온 이유”라고 말했다.

◇ 100여년 명맥 ‘지평주조’… 옛 주조방식 구현한 최신화 설비 구축

지평주조는 1925년 경기도 양평군 지평리에서 지평양조장으로 시작돼 약 100여년에 가까운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막걸리 전문 제조업체로 발돋움한 지평양조장은 2014년 등록문화재 제 594호로 지정돼 현재 문화재 복원 사업 중이다. 1대 사장 고 이종환씨가 설립한 지평주조를 1960년 김기환 대표의 할아버지인 김교십씨가 인수했다. 그 후 아버지 김동교 전 대표에 이어 김기환 대표가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 김 대표는 “3대를 이어온 가업이지만 당시 막걸리 업계가 좋지 않아 아버지께서도 그만두는 시기를 조율하고 계셨다”며 “어릴 때부터 드나들던 양조장이 없어지는 것도, 맛있는 지평막걸리가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한 채 사라진다는 것이 너무나 아쉬워 반대하시던 아버지를 설득해 2010년 지평의 경영을 맡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골의 작은 양조장에 불과했지만 오랫동안 이어온 긴 세월의 무게를 살려내는 것이 고민하던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했고, 우리 술이 가장 맛있다는 믿음과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다면 아마 시작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아버지 바톤을 넘겨받은 김 대표는 곧바로 지평주조의 고유의 맛과 설비 최신화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장인의 손맛과 감에 의지하기엔 업무 효율과 품질의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오랜 전통에서 나온 깊은 맛과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과감한 결단이 필요했고, 결국 옛 주조방식을 구현한 최신화 설비를 도입했다. 대부분의 모든 공정을 자동화해 데이터를 통한 예측과 분석을 가능케 했다. 김 대표는 “가장 본질적인 것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만이 곧 변화의 시작이라고 생각해 ‘유통과 마케팅 이전에 균질한 맛에 집중하자’는 전략을 세웠다”며 “오랫동안 일해오신 분들의 생각을 바꾸고 모든 것을 정량화, 수치화하며 데이터를 분석해가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일관된 지평의 맛을 낼 수 있도록 품질을 위한 체계를 잡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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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Z세대’ 잡은 저도주 막걸리… 매년 독보적 성장세

지평주조는 주류 트렌드를 끊임없이 연구해 한층 더 진보한 제품을 선보였다. 지평주조에서는 △지평 생 쌀막걸리 △지평 생 옛막걸리 △지평 일구이오 △지평 이랑이랑 등 4가지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중 주력 제품인 ‘지평 생 쌀막걸리’는 2015년 알코올 도수를 5도로 낮춰 리뉴얼하면서 국내 막걸리 업계 저도주 트렌드를 선도했다. 이러한 노력 일환으로, 지평주조는 업계 침체 속에도 지난 10년간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2010년 연매출 2억원 규모에서 제품을 리뉴얼한 2015년 45억원을 달성하며 기록적인 성장을 보였다. 이후 2017년 110억원, 2018년 166억원, 2019년 230억원, 지난해 308억원을 기록하는 등 매년 광폭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2018년 월 500만병 생산이 가능한 춘천 제2공장을 준공해, 최첨단 자동화 설비와 고도화된 품질관리 설비 영향이 컸다. 이를 통해 대형마트와 편의점 중심으로 채널영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김 대표는 ‘막걸리는 올드하다, 촌스럽다’는 편견에서 탈피하고자 했다. 2030 세대의 주류 소비 트렌드에 맞춰 지평막걸리와 어울리는 이색 안주 조합이나 와인잔, 칵테일잔, 고급 도자기잔 등을 이용해 색다른 분위기 연출을 제안하는 콘텐츠에 집중했다. 그는 “지평막걸리의 젊은 소비자로 구성된 대학생 광고동아리와의 협업을 통해 SNS 콘텐츠를 기획·제작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유통업계 핵심 고객층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도 막걸리에 대한 호응이 상당하다. 앞으로도 이러한 새로운 시도들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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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생모델’ 구축, “더 많은 소비자와 공유 할 것”

김 대표의 지난 경영 행보는 거래처와의 상생과 궤를 같이 한다. 과거 타 지역 소비자가 양평 지역 중심으로 판매된 지평막걸리를 구입하러 모여들자 판매 지역을 확대해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김 대표는 “양평과 가까운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영업망을 확대하기 시작했고 2019년 초 제주까지 영업망을 확대하며 불과 2년만에 전국구 막걸리로 발돋움하게 됐다”며 “이러한 결과에는 거래처와의 상생 전략이 핵심으로 작용한 결과로, 영업과 대리점 체계에 있어 본사와 대리점이 상호 윈윈(win-win)하는 상생형 모델을 구축해왔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상생을 더한 ‘가치 있는 일’에 더욱 집중해, 지평주조의 진보된 일대 변화를 자신했다. 김 대표는 “막걸리의 고리타분한 이미지를 탈피하면서도 지평주조만의 ‘고유성’을 구축해 지평이 추구하는 ‘OLD & NEW’의 가치를 더 많은 소비자들과 공유할 예정”이라며 “또한, 소비자 니즈에 맞는 새로운 제품을 지속 개발하고 다양한 판매 채널 확대와 마케팅 활동을 통해 더 많은 고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