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계열 리바트, 위장 회사 설립 ‘덜미’

지난해 정부조달 시장에 191억 납품…중기청 조사기업 중 1위

2013-07-02     성현 기자

[매일일보 성현 기자]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리바트가 위장 회사를 통해 중소기업만 참여할 수 있는 일부 공공납품 시장에 발을 들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적발한 중소기업청은 해당 업체에 대한 퇴출 절차를 진행 중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청은 2만7077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지난 4월 15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두달여간 위장 중소기업 실태조사를 벌인 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가구회사인 리바트와 관련된 ㈜쏘피체 등을 비롯한 37개 업체를 적발했다.

이번 조사는 중소기업만 참여할 수 있도록 제한된 가구와 시멘트 등 일부 정부 조달시장에 대기업 계열사가 납품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쏘피체는 지난해 191억원 규모 금액을 정부기관에 납품해 위장 중소기업 중 가장 많은 납품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가구 조달시장의 연간 계약기준으로 4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중기청에 따르면 쏘피체의 전신은 리바트 조달 부분이다. 리바트는 자사가 대기업이 되면서 조달시장에서 퇴출되자 지난 2011년 5월 쏘피체 지분 전량을 직원들에게 양도, 종업원 지주회사로 분리시켰다.

하지만 쏘피체는 리바트의 ‘네오스’란 사무용 가구 브랜드를 생산·납품하며 영업이익이 나지 않을 정도의 낮은 가격에 제품을 넘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대차 계약을 통해 리바트의 공장과 건물 및 시설을 그대로 쓰고 있다.

특히 쏘피체는 특정 중학교에 공급한 책상 및 작업용 의자 등 4건 118개 제품에 ‘네오스’ 상표를 부착해 납품하다 이번 조사 과정에서 적발되기도 했다.

이에 중기청은 쏘피체를 리바트의 위장 기업으로 보고 조달시장 퇴출을 위한 청문절차를 밟고 있다.

리바트 관계자는 “법적인 문제없이 분사한 회사”라며 “공장 임대 등의 부분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사안으로 (위장 중소기업 인정 여부에 대한) 특별한 공식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받고 있는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현대그린푸드가 리바트 지분 23.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