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푸어 지원제도 '있으나마나'
전방위 지원에도 실적 기대에 못미쳐
2014-07-02 강준호 기자
[매일일보 강준호 기자] 금융당국이 지난달 하우스푸어(내집빈곤층)를 위한 전방위 지원을 시작했지만 주택연금 사전가입제와 적격전환대출, 부실채권 매입제도 등의 지원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2일 금융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까지 국민·우리·신한·하나·외환·기업·농협은행 등 7개 주요은행의 주택연금 사전가입 상품은 28좌, 약 38억원어치가 팔리는데 그치고 있다.지방은행과 외국계은행을 모두 합쳐도 40여건인 것으로 알려졌다.주택연금 사전가입제는 부부 모두 만 50세 이상, 6억원 이하 1주택자가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갚고자 할 때 가입할 수 있다. 기존 주택연금 가입자격은 60세다.사전가입제는 일시 인출한도를 연금한도의 100%까지 높여 기존 대출을 상환할 수 있다.또 6월부터 시행된 적격전환대출은 신한은행을 제외한 6개 은행에서 10건 미만, 5억2000만원어치가 판매됐다.적격전환대출은 하우스푸어 차주가 은행 대출을 주택금융공사의 장기·고정금리 대출인 적격대출로 전환하고 소득 감소율에 따라 최장 10년까지 원금 상환을 유예받도록 한 상품이다.부부합산 연소득 6000만원 이하, 1주택(주택가격 6억원·전용면적 85㎡ 이하) 보유자면서 대출이 2억원 이하이고 소득이 줄어든 차주가 신청 대상이다.금융권에서는 대부분의 은행이 전산작업 때문에 지난달 중순부터 상품을 내놓은데다 신청자격이 까다로워 아직 이용자가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캠코가 3개월 이상 연체된 주택담보대출 채권을 매입해 채무조정을 해주는 '부실채권 매입제도'는 지난 5월 31일부터 약 20여건 실행됐다.은행권이 지난달 17일부터 활성화하기로 한 자체 프리워크아웃(사전 채무조정)도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이지는 않는 상황이라고 은행 관계자들은 전했다.은행 프리워크아웃은 연체 우려가 있거나 연체기간이 90일 미만인 차주에게 채무조정을 해주는 제도다.하우스푸어 문제가 사회적 이슈화하기 전에도 일부 은행이 시행했지만 지난달부터 금융권이 함께 나서 이를 더 활성화하기로 했다.이같이 하우스푸어 지원 대책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치는 이유에는 까다로운 지원조건이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도덕적 해이 우려 때문에 지원조건을 상당히 까다롭게 해놨다”며 “실적이 나쁘다고 ‘빗장’을 푸는 게 정답은 아니지만 이미 만들어놓은 지원책이라면 활성화에 힘을 기울일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