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노믹스 시대] ‘클린뷰티’ 추구하는 화장품업계…친환경 원료에 주목
피부 건강은 물론 친환경 성분·동물실험 등 환경 윤리 중시하는 소비자 늘어
세계 비건화장품 시장, 연평균 6.3% 성장...오는 2025년 23조원 규모 전망
성분부터 포장재까지 친환경 클린뷰티·비건 강조한 브랜드·제품 잇따라 론칭
2022-03-09 김아라 기자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먹거리를 넘어 화장품에도 비건 열풍이 불고 있다. 과거에는 소비자들이 ‘화해’ 같은 뷰티 앱 등을 통해 피부에 유해하지 않은 안전한 성분에만 주목했다면, 코로나19 팬데믹과 마주하면서 이제는 환경까지 생각하는 친환경 패키지, 동물실험 배제, 공정무역 등 폭넓은 개념의 ‘클린뷰티’를 구매하려는 경향이 부쩍 늘고 있다.
이러한 수요에 발맞춰 화장품업계는 제품의 기획, 제조, 폐기 전 과정에서 지속 가능성에 힘쓰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제품의 성분을 동물실험 없는 친환경 원료로 사용하고, 용기를 친환경으로 제작 개발하는 데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비건 인증을 ‘클린·비건 뷰티’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브랜드도 여럿 생겨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어웨어’를 론칭하며 ‘클린뷰티’ 시장에 뛰어들었다. 아모레퍼시픽의 공식 클린뷰티 브랜드는 이번에 출시한 어웨어가 최초다. 어웨어는 쿠팡 단독판매를 시작으로 소비자 반응을 살핀 후 온오프라인 판매 채널로 확장할 계획이다. 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50억원을 투자해 이슈가 됐던 비건화장품 브랜드 디어달리아는 2년 만에 개발한 파운데이션 35종 최근 출시했다.
스킨푸드는 비건 라인 확장을 원하는 많은 소비자의 니즈에 따라 최근 캐롯 카로틴 라인을 바탕으로 한 비건 마케팅 강화에 나섰다. 최근 비건 제품 ‘캐롯 카로틴 카밍 워터 패드’의 새로운 키비주얼 공개를 시작으로, 이달 중 캐롯 카로틴 라인 신제품 ‘핸드 메이드 솝’과 캐롯 카로틴 라인을 중심으로 한 영상 티저와 TV 광고를 공개할 예정이다.
캐롯 카로틴은 스킨푸드가 지난해 6월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첫 비건 라인으로 선보인 제품이다. 제주에서 유기 농산물 인증을 받은 무농약 당근을 엄선해 만들었으며, 당근씨 오일에서 얻은 베타카로틴 성분을 함유해 달아오른 피부를 진정시킨다. 전 성분 그린 처방을 받았고, 영국 비건 단체 ‘비건 소사이어티’와 한국 최초 비건 인증기관 ‘한국비건인증원’에서 모두 비건 인증을 받았다.
한국콜마도 비건 인증 제품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기초 화장품 10개 품목에 대해 비건 인증을 받은 데 이어 지난해에는 색조 화장품에도 비건 인증을 추가했다. 인증받은 품목은 쿠션·선크림·팩트·마스카라 등 총 10종이다. 프랑스 비건 인증기관 이브로부터 인증을 획득했다.
H&B(헬스앤뷰티)스토어 CJ올리브영은 자체 ‘클린뷰티’ 기준을 만들어 건강과 친환경적 요소를 모두 갖춘 브랜드에 선정 마크를 붙여 판매 중이다. ‘올리브영 클린뷰티’는 유해 의심 성분 16가지를 배제하고, 동물보호(동물서 원료 배제 및 원료 추출 과정에서 동물 학대 최소화)나 친환경(재활용 용이성 우수 등급·국립산림협회 인증) 기준을 갖췄다. 그 결과, CJ올리브영 클린뷰티 제품 매출은 지난해 8~11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88% 성장했다.
LF는 2019년 일찌감치 비건 여성 화장품 브랜드 ‘아떼’를 론칭했다. 스위스 유명 화장품 원료 연구소 ‘미벨’과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확보한 스위스산 기능성 식물원료를 기반으로 안심처방 화장품을 제안한다. 동물성 성분은 물론, 12가지 유해성분과 유전자 변형 원료를 첨가하지 않았다. 제조 과정에서도 동물실험을 하지 않아 프랑스의 비건 인증기관 ‘이브’로부터 비건화장품 인증을 획득했다. 특히 국내 최초 비건 인증 립스틱인 아떼의 ‘어센틱 립밤’은 출시 이후 수차례 품절될 만큼 큰 인기를 얻었으며, 현재는 아이섀도·자외선 차단제·얼티밋 라인 등 제품군이 다양하다.
한편 지난해 세계 비건화장품 시장 규모는 약 153억달러(한화 약 17조원)로, 매년 평균 6.3%의 지속적인 성장률을 보이며 오는 2025년에는 208억달러(한화 약 23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 비건 인구는 약 50만명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