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사전 정보로 이득 취하면 ‘끝장’ 풍토 절실

2022-03-09     황병준 기자
매일일보
[매일일보 황병준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일부 직원들의 ‘광명 시흥 신도시’ 투기 의혹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비단 의혹을 사고 있는 곳은 이 곳 뿐일까. 다른 3기 신도시를 비롯해 1‧2기 신도시, 전국의 택지지구 등에서는 투기 의혹이 없을까. 사전 정보를 가장 먼저 접할 수 있고, 투자를 하면 큰 이익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이 곳에서만 사전 정보를 이용해 투기판을 펼쳤다고 믿는 국민은 없다. 또한 이러한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들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특정 시점부터 LH 직원들이 대거 매수에 들어갔다거나, 빼곡한 묘목을 심었다던가 하는 비상식적인 정황은 무수히 많다. LH공사 직원들이 지금까지 미공개정보를 통해 얼마나 많은 이득을 챙겨왔는지 여실히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도적적 해이’가 부른 참사다. 공적인 일을 집행하는 공사의 직원으로서 사익을 추구한 것은 비난을 넘어 법이 정하는 최고의 형벌을 받아야 한다. 또한 그 법은 다른 누군가의 선택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익에 눈먼 또 사람들의 놀이터가 될 것이 분명하다. 문 대통령도 지시했듯이 ‘발본색원’ 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사전 정보를 이용한 투기와의 전쟁을 펼쳐야 한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이번 사태의 책임이 LH에만 있는 것 일까하는 것이다. 이들을 잡아내고 처벌하면 비리는 없어질까. 그렇지 않다. 사전에 정보를 취득할 수 있는 모든 곳들에 대해 전방위적 조사를 펼쳐야 한다. 정치권과 해당 지자체, 지역 도시공사는 물론 군(軍)유지면 군도 조사 대상에 넣어야 한다. 국회의원은 물론 해당 지역 기초의원까지 개발과 관련된 투기의혹을 조사해야 한다. 해당 토지를 선정하는데 관여할 수 있는 모든 사람들이 대상이어야 한다. 누구는 조사하고 누구는 조사 대상에서 제외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국민들이 이번 사태에 분노하는 이유는 ‘허탈감’이다. 기성세대들은 ‘내 집 마련’을 위해 평생을 노력했지만 뛰는 아파트 가격을 감당하기도 어렵고 젊은 세대들은 내 집 마련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특권층(사전 정보를 통한 투기 세력)은 손쉽게 거액을 벌지만 그렇지 못하는 세대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결국 이번 사태가 어떻게 매듭되어지는가에 대해 정권의 명운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가에 대한 것이다. 일부 LH 직원들의 비위라는 꼬리자르기에 그칠지 아님 발본색원을 통해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을지 말이다. 우리 사회에도 이와 같은 사전정보로 인해 누군가는 이득을 얻고 누군가는 피해를 보는 일은 무수히 많이 벌어진다. 가장 비일비재하게 벌어지는 곳은 증권시장이다. 사전 정보를 이용해 이득을 취하면 직(職)은 물론 수십배를 환수 당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 LH의 한 직원처럼 “잘려도 땅 수익, 평생월급보다 많다”는 말이 공감되는 사회는 아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