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산업 주주반발에 불성실공시 오명

캐슬렉스 ‘서울-제주’ 합병안 철회 소액주주 법률자문계약 체결 압박

2021-03-10     황인욱 기자
사진=사조산업
[매일일보 황인욱 기자] 소액주주들의 입김이 세지고 있다. 사조산업은 소액주주 반발에 자회사 골프장 캐슬렉스CC 서울과 캐슬렉스CC 제주의 합병안을 철회했다. 회사는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이 예고됐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사조산업은 ‘회사합병 결정 공시 철회’에 따른 공시번복 사유로 유가증권시장본부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이 예고됐다.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상장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조산업에 대한 불성실공시법인지정 여부와 부과벌점 및 공시위반제재금의 부과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심의에서 부과벌점이 10점 이상이 되는 경우 지정일 당일 1일간 매매거래정지된다.

앞서, 사조산업은 지난해 12월 30일 종속회사인 캐슬렉스 서울이 캐슬렉스 제주를 흡수합병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합병기일은 2월 1일이었다. 그러나 소액주주 반발로 세부사안을 변동해오던 끝에 합병안을 철회하기에 이르렀다.  소액주주들은 오너가 합병을 통해 자신이 소유한 캐슬렉스 제주의 손실을 사조산업으로 전가한다고 봐 합병을 반대해 왔다. 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는 최근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와 사조산업 경영 참여를 위한 법률자문계약을 체결했다. 연대는 합병 철회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오는 26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에 대해 문제 제기할 예정이었다.  사조산업은 한 사례다. 시장에서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는 날로 커지고 있다. 허위공시 사태로 논란에 섰던 에이치엘비의 소액주주들은 주주연합을 결성해 ‘코스피 이전상장’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서 보냈다. 연합은 카카오와 셀트리온 등의 예시를 들며 코스피행을 택한 기업들이 안정적인 기관 매수세와 공매도 약화 등으로 주가 상승 혜택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개인투자자 권익보호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회원 가입도 급증하고 있다. 한투연은 최근 전북 국민연금공당 기금운용본부를 찾아 국민연금의 주식 매도를 규탄한 바 있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미국 게임스톱 사례 등이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최근 한 달 사이 회원수가 4만명까지 회원 수가 증가했다”며 “소액주주들의 적극적인 활동은 기울어진 운동장에 놓인 투자자들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려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