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보험요율 산출 '엉터리'

보험개발원·동부화재·한화손보·에르고다음 무더기 징계

2013-07-03 강준호 기자

[매일일보 강준호 기자] 최근 보험사들이 보험요율 부적절하게 산출하고 적정성을 확인해야 할 관련 단체가 이를 소홀히 해 무더기 징계를 받았다.보험요율은 고객의 보험료를 결정하는 중요한 잣대여서 보험료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3일 금융감독원과 금융소비자단체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보험개발원에 대한 검사를 실시해 기초서류 확인 업무 미비와 보험요율 산출 관련 내부 절차 내부절차 미준수로 해당 직원에 대한 조치를 의뢰했다.이번 징계는 동부화재와 한화손해보험, 에르고다음다이렉트 등 일부 손해보험사들이 의도적 또는 통계 오류로 보험료율을 부적절하게 산출했기 때문이다.또 보험개발원은 보험사가 요청한 실손의료보험에 대한 보험요율의 적정성을 확인해야 함에도 부적절하게 산출됐는데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동부화재는 2008년 2월부터 적용중인 실손의료보험의 보험요율을 산출하면서 데이터 추출 프로그램의 오류, 일부 담보위험의 통계자료 누락 또는 중복계산, 일부 산출식의 오류 등의 원인으로 매년 부적정하게 산출한 통계자료를 사용했다.잘못된 통계자료로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가 0.9~13.6% 낮게 산출됐으나 보험개발원은 이를 적발하지 못했다.한화손보는 지난해 3월 연도별 손해진전계수(LDF)를 계산하면서 2009년에는 3개월간의 통계자료만 있어 이를 연 단위로 환산하는 등 조정작업을 해야 했지만 이를 반영하지 않아 손해율이 왜곡됐다. 그러나 보험개발원은 이 역시 제대로 확인하지 못햇다.에르고다음다이렉트는 지난해 5.8%의 보험료 인상 요인이 있었음에도 타사에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3.1% 인하했다.지난해 에르고다음다이렉트가 제출한 개인용 및 업무용 자동차보험의 기본보험요율이 손해조사비 누락, 산출된 추세율 임의 적용 등 허점이 많았는데도 보험개발원은 '적정하다'는 결론을 냈다.결국 이 문제로 에르고다음다이렉트는 기관경고에 과태료 5천만원, 임원 문책 경고, 직원 4명 징계라는 보기 드문 중징계를 받았다.또 동부화재는 기관주의에 과태료 5000만원, 직원 6명이 징계를 받았고 한화손보는 과태료 1000만원에 직원 2명 징계 조치됐다.금감원은 “이들 보험사가 요청한 실손의료보험 보험요율이 부적절하게 산출됐는데도 보험개발원이 확인 업무를 소홀히 했다”고 밝혔다.보험개발원은 보험요율 산출과 관련된 내부 절차마저 지키지 않았다.2012회계연도에 갱신되는 실손의료보험에 적용되는 ‘갱신형 실손의료비 상승률 및 조정계수’를 산출해 보험사에 제공하면서 ‘의료비 상승률’에 대한 기초통계를 기존 국민건강보험 의료비 통계에서 보험사의 경험통계를 변경해 산출했음에도 이를 보험사에 알리지 않았다.산출 과정의 정확성 등을 확인하기 위한 상품수리분과위원회 심의절차도 진행하지 않아 기초통계 및 산출과정상 일관성 및 정합성이 확보되지 않는 등 정관 및 내규에 따른 적절한 절차를 준수하지 않아 지적을 받았다.이처럼 보험사의 부적절한 보험요율 산출과 보험개발원의 주먹구구식 운영으로 보험료와 감독당국의 신뢰성에 의혹을 제기되고 있다.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상임대표는 “보험사가 보험료를 투명하게 산출, 공개해야 하고 감독당국도 보험료가 정확하게 산출됐는지 철저하게 확인해야 한다”며 “그것이 부정확하다면 보험료에 대한 신뢰뿐 아니라 감독당국의 신뢰까지 흔들릴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