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한화證, 적자에도 임원 연봉 상승
임일수 사장은 실적악화 책임지고 재신임직후 사퇴
2014-07-03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증권업황이 침체를 겪으면서 대부분 증권사들의 임원 연봉이 삭감됐지만 현대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실적 악화로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임원 연봉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의 등기임원들의 평균 연봉은 각각 10억8000만원과 3억1400만원으로 직전년도에 비해 29.2%, 6.4% 상승했다.특히 두 증권사의 지난해 실적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 나온 연봉 인상이라 눈에 띈다.현대증권은 지난 2011년 1367억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681억원 당기순손실로 적자전환했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같은 기간 134억원 적자에서 735억원 순손실로 적자폭이 증가했다.임일수 한화투자증권 전 사장은 지난달 26일 주주총회에서 재신임을 받은지 불과 5일만에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으로 자진 사의하기도 했다.임 사장 사퇴 이전에 지난 1월 한화투자증권 전 직원은 퇴사전 사내게시판을 통해 회사 실적에 비해 과도한 임원 숫자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한 바 있다.이 직원은 회사 측이 일반 직원들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구조조정과 급여 삭감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정작 임원 수는 그대로라고 지적했다.그는 이 같은 한화증권의 구조적 문제점에 대해 “병사(직원)보다 장수(임원)가 많은 군대”라며 “실질적으로 일을 하는 직원 수는 계속 줄어들고 일을 시키는 사람은 많아지고 있다”고 표현했다.이어 그는 “직원들의 상반기 실적 목표배분액은 상당하지만 그걸 달성해도 회사는 적자”라며 “마른행주도 계속 쥐어 짜면 찢어진다”고 한탄했다.두 증권사에 비해 업계 전체적으로 증권사 등기임원 연봉은 삭감됐다.아이엠투자증권의 등기임원 평균연봉은 지난 2011년 17억5600만원에서 지난해 2억7400만원으로 84.4% 급감했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등기임원 연봉이 21억1100만원에서 9억400만원으로 57.2% 삭감됐다.두 증권사 이외에도 골든브릿지증권(48.5%), 부국증권(46.7%), SK증권(40.4%), 삼성증권(36.4%), 대우증권(36.4%), 대신증권(31.2%) 등의 등기임원 연봉이 감소했다.한편 직원별 평균 연봉이 가장 많은 증권사는 아이엠투자증권으로 1억4600만원에 달했다.그 뒤로 KB투자증권(9600만원), NH농협증권(9300만원), KTB투자증권(9200만원), 메리츠종금증권(9000만원) 등의 증권사 연봉이 9000만원을 넘었다.현대증권(8600만원) 우리투자증권(8300만원), 한국투자증권(8300만원), 대우증권(8100만원), 삼성증권(8100만원), 신한금융투자(8100만원), IBK투자증권(8000만원), 하이투자증권(8000만원) 등도 8000만원 이상의 임금 수준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