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난 LH 내부 감시망…발전 5사는?

발전 5사 사외이사도 낙하산・이해상충 우려

2022-03-14     이재영 기자
석탄화력발전소.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 LH사태로 또다시 공기업 내부 감시망의 구멍이 확인된 가운데 발전 5사의 독립적 이사 기능에 의한 내부 감시망 역시 부실이 감지된다. 한전 또는 정부 부처 출신 이사가 많아 이해관계 때문에 사외이사의 독립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는 한편, 감사 역할을 수행할 전문성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안에 임기가 만료돼 교체되는 이사들이 많은데 최근 진행 중인 사장 인사의 낙하산 우려와 마찬가지로 이사 구조의 독립성이 보장될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14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남동발전은 비상임이사 5명 중 1명이 기획재정부 공무원 출신이다. 기재부는 산하 조직인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이사를 선출하고 기재부 장관 명의로 심의・임명함으로써 기재부 출신 이사는 독립성이 저해되는 이해관계가 있다. 또 남동발전 비상임이사 1명은 서부발전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발전사들은 시장형 공기업으로서 나란히 정부의 평가를 받는 경쟁관계를 고려하면 이해 충돌 소지가 있다. 이들은 모두 감사위원도 겸직 중이다. 나머지 상근 감사위원 1명을 포함해 3명 다 회계 전문성이 떨어진다. 내부 재무상태를 들여다보고 견제 역할을 해야 할 감사기능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 남동발전 5명의 비상임이사 모두 올해 안에 임기가 만료된다. 서부발전은 비상임이사 감사위원 중 1명이 세무사 경력을 보유해 전문성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상근 감사위원은 회계 관련 경력이 보이지 않는다. 또다른 비상임 감사위원은 학계 출신이라 독립성이 있어 보이지만 역시 회계 경력과는 거리가 있다. 이들 감사위원은 모두 올해 임기가 만료된다. 나머지 비상임이사 2명은 각각 언론계와 한국전력공사 출신이다. 한전은 모회사로서 정부로부터 사외이사 선임 권한을 요구해왔고, 과거에는 한전 출신 인사가 비상임이사로 정해지는 관행도 있었다. 그러나 자회사에 지분을 두고 배당 등만 수취하는 일반적인 모자회사 관계와 달리 발전자회사가 모회사에 납품하고 그 거래실적을 정부로부터 평가받는 영업구조상 이해 충돌 소지가 있다. 모회사와의 이해관계로 사외이사의 독립성도 보장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동서발전은 비상임이사 중 1명이 노동부 공무원 출신이다. 기재부에 비해선 덜하지만 정부가 발전사 경영을 평가하고 인사까지 관여하는 구조상 정부 부처 출신 사외이사는 아무래도 낙하산 우려를 낳는다. 동서발전의 상근감사위원 및 비상임이사는 지난해 말 또는 올해 안에 임기가 만료돼 1명을 제외하고 모두 교체될 예정이다. 중부발전은 상임감사위원이 대통령직속 자문기관 출신이다. 회계 전문 경력과 거리가 멀뿐더러 정부 부처 출신 공무원처럼 이해관계가 작용할 소지가 있다. 비상임이사 중에는 국회사무처 보좌관 출신과 한전 출신 이사도 있다. 중부발전 상임감사위원 및 비상임이사 총 6명은 올해까지 모두 임기 만료된다. 남부발전은 상임감사위원의 회계 관련 전문성이 파악되지 않는다. 비상임이사 중에는 한국수력원자력 발전부사장 경력 외 대부분 학계 출신으로 발전 5사 중에는 비교적 독립성이 높아 보인다. 이들 모두 올해 안에 임기가 끝난다. 공기업 사외이사는 방만경영과 내부 비리를 감시・견제해야 하지만 퇴직 공무원의 생계 보장 자리로 전락했다는 게 안팎의 비판이다. LH 임직원의 신도시 부정 투기 의혹으로 사회적 충격이 커지는 가운데 인사 교체시기를 맞은 발전 5사의 내부 감시망도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