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그래도 제조업, 미운오리에서 백조로

2021-03-18     김세종 이노비즈정책연구원장
김세종
[매일일보] 올해 1월 국제통화기금(IMF)에서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1.1%로 공개대상 11개국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모든 경제주체들이 피와 땀을 받쳐 이룩한 결과라 할 수 있으며, 코로나 위기를 기회로 만든 전화위복의 기회이자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인 쾌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위 보고서에서 한 가지 눈에 띄는 사실이 있었는데 바로 독일, 일본, 미국 등 전통적인 제조 강국들의 경제성장률은 –5% 내외로 하락한 반면, 영국, 프랑스 등 금융・관광 중심 서비스업 강국의 경제성장률은 –10% 내외로 더 크게 하락하였다는 점이다. 전대미문의 글로벌 경제위기의 확산 속에서도 한국경제는 제조강국의 면모로 인해 상대적으로 코로나19의 피해를 적게 받을 수 있었다. 지난 1년여간 제조업이 코로나19를 극복하는데 얼마나 큰 기여를 했는지는 코로나19 대응 단계 마다 목격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초기 단계인 예방을 위한 마스크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폭발할 당시 신속한 제조시설 확대로 마스크를 시장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었다. 이후 코로나 환자 추적을 위한 진단키트 개발과 생산, 그리고 코로나 감염환자 치료를 위한 음압시설도 모두 국내 제조・조달이 가능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또한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의 백신 생산시설과 혁신적인 특수주사기 제조기술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백신 공급과 효율적인 예방접종으로 다시 한번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렇게 코로나 극복의 모범국가인 대한민국이 제조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제조혁신 이노비즈기업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노비즈기업의 총 매출액은 2019년말 기준 292조원으로 국내 GDP의 15.8%, 종사자는 총 78만명으로 국내 중소제조업 종사자의 35%를 차지하고 있으며, 수출도 국내 중소기업 직접 수출액의 54.2%를 차지할 만큼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가 선정한 소재・부품・장비 100대 강소기업 중 91%를 차지하여, 일본 수출 규제 위기 극복에도 큰 기여를 했다. 코로나는 물론 일본 추출 규제 등 대한민국 위기 극복의 밑바탕에는 언제나 이노비즈기업이 있었다. 하지만 이노비즈기업들은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이미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스마트공장의 고도화를 선도하고, AI・빅데이터・클라우드가 결합된 新(신)제조업 개념의 지능형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생산시설과 고객⋅시장을 연결해 맞춤형 제조⋅서비스를 제공하는 제조기업의 서비스기업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기존 협업방식을 뛰어넘는 업종별 가치사슬 클러스터 구축을 통해 가치사슬 내에서 협업하는 가칭 이노비즈형 유니콘 모델을 발굴하고자 한다. 이와 함께 이노비즈기업은 코로나 이후 글로벌 가치 사슬(Global value chain) 재편에 대응하기 위해 대면・제품무역 중심의 수출을 넘어 비대면・기술무역 중심으로의 수출 패러다임 전환에 앞장서고자 한다. 국내에서 검증된 스마트공장과 동일한 디지털 트윈 공장을 수출국에 설립해 현지 직접 생산을 통해 무역장벽을 극복하고자 하며. 기술 수출을 확대해 무역망 붕괴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수출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 한때 저생산성・저효율성, 굴뚝산업이라는 오명으로 인해 미운오리 취급을 받던 제조업이 코로나19 위기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며 백조로 거듭나려 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제조강국의 위상을 되살려 코로나19 이후 전개될 글로벌 경제의 재편을 주도할 수 있도록 제조혁신 강소기업인 이노비즈기업에 대한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경제의 미래가 이노비즈기업에 달려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