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외노조 통보제, 오는 7월 34년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지난해 9월 대법원 전교조 판결 따라 제도 폐지 해직자조합원 활동범위 불명확...현장혼란 우려

2021-03-17     조민교 기자
전교조
[매일일보 조민교 박지민 기자] 오는 7월 6일부터 정부의 ‘노조 아님’(법외노조) 통보 제도가 1988년 만들어진지 34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동시에 해직자나 실직자의 기업별 노조 가입도 허용된다. 정부는 해직자·실직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정안이 7월 시행되는 데 맞춰 법외노조 통보 제도 폐지를 담은 관련 시행령 개정안도 함께 추진한다고 17일 밝혔다. 해당 시행령 개정안은 이날 관보를 통해 입법예고 됐다. 정부는 다음달 26일까지 입법예고를 통해 노사 등 이해관계자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인데, 현재 개정안대로 확정될 경우, 현장의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법원 판결에 관련조항 삭제 이날 입법예고 된 시행령 개정안은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은 노조에 설립신고서 반려 사유가 발생하면 행정관청이 시정을 요구하고 이를 해당 노조가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합법 노조’가 아니라고 통보하도록 한 9조 2항이 빠졌다. 다만 노조에 결격 사유 발생시 30일의 기간을 정해 시정을 요구할 수 있는 조항은 남아있다. 하지만 새로운 입법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시정이 되지 않더라도 사실상 제재 수단이 없어 유명무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시행령 개정은 지난해 나온 대법원의 판결에 따른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009년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에, 이어 2013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법외노조를 통보한 바 있다. 해직공무원, 해직교사를 조합원으로 인정해 노조법 2조 4항(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에 저촉된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은 지난해 9월 전교조 사건 판결에서 “해당 시행령이 법률의 구체적 명시 없이 노동3권을 제한해 무효”라고 판결했다. 이후 국회는 지난해 12월 노조가 조합원의 가입범위를 자체 규약으로 자유롭게 정하도록 노조법을 개정했다. 이에 시행령에서도 관련 조항이 삭제된 것이다. ▮해고자 조합원 활동범위 두고 논란 노조법 개정으로 해고자와 실직자가 기업별 노조에 가입해 활동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개정 노조법은 산업별 노조에만 가입할 수 있었던 해고자의 기업별 노조 가입을 허용하고 있다. 다만 해고자나 실직자처럼 사업이나 사업장에 속하지 않은 비종사자 조합원은 효율적 사업 운영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행동해야 한다. 임원이나 대의원이 될 수도 없다. 그러나 비종사자 조합원의 활동 범위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명시되지 않아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경영계는 노조가 조업을 방해하는 형태의 쟁의행위 시 사용자의 신고를 허용하도록 요구했지만 반영되지 않아 불만이다. 개정 노조법이 시행되면 사업장에서 혼란이 예상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