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사업자에게 매년 첫 100만달러 매출에 수수료 30→15% 인하 발표
국내 IT단체 “앱마켓 특정 결제 수단 강제 외면한 수수료 인하안 미봉책” 비판
미국 CNBC, 플레이스토어 인앱결제 수수료 전체 매출의 5% 수준에 불과 보도
2022-03-18 박효길 기자
구글플레이
[매일일보 박효길 기자] 구글의 앱마켓 수수료 인하 발표에 국내 IT단체들이 생색내기와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국회에 ‘구글갑질방지법’ 처리를 촉구했다. 구글이 큰 양보를 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매출 감소폭은 5%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전날 안드로이드 개발자 블로그에 수수료 인하 내용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번 수수료 정책은 오는 7월 1일부터 구글플레이 스토어를 이용하는 사업자는 매년 첫 100만달러(약 11억원) 매출에 대해 수수료를 15%로 낮춘다. 100만달러 이상 매출에 대해서는 기존과 같이 30% 수수료를 매긴다.
이에 국내 인터넷업계는 구글이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등 10개 단체는 성명을 내고 “이번 사안의 본질은 앱마켓사업자가 특정한 결제 수단을 강제하는 것”이라며 “본질을 외면한 구글의 수수료 인하안은 생색내기와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들은 “현재 발의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특정한 결제 수단 강제 행위가 금지되면 자연스레 시장에서 경쟁을 통해 수수료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가 적극적 대응을 시작으로 글로벌 앱마켓사업자들의 정책변화를 끌어낸 바, 전기통신사업법의 개정을 통해 그 마침표를 찍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성명에는 구본기생활경제연구소, 금융정의연대, 민생경제연구소, 벤처기업협회, 시민안전네트워크, 올바른 통신복지연대, 한국여성벤처협회, 한국웹소설산업협회,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등 10곳이 참여했다.
최근 국회에서는 일명 ‘구글갑질방지법’이라고 불리는 인앱결제 강제 금지를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추진 중이다.
지난해 9월 구글은 자사 앱마켓인 플레이스토어에서 모든 앱에 대해 결제금액의 30%를 수수료로 매기는 인앱결제 강제정책을 확대·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국내 모바일 콘텐츠 생태계와 소비자피해 등을 우려해 반대 입장을 나타냈고, 국회에서도 글로벌 앱마켓사업자의 부당한 행위를 금지하기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하 개정안)이 7건 발의됐다.
반대 여론과 관련 입법 움직임이 일어나자 구글은 한국에 대해 오는 10월까지 수수료 인상을 유예하기로 했다. 여기에 구글이 새 수수료 인하안을 통해 국회에서 추진 중인 개정안을 무력화하려는 것으로 단체들은 보고 있다.
구글의 이번 수수료 인하안의 속내를 보면 ‘꼼수’가 숨어 있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가 지난 16일 앱분석 전문업체 센서타워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구글이 연매출 100만달러 이하 업체에 부과하는 인앱결제 수수료를 15% 인하할 경우 발생하는 매출 손실은 5억8700만달러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기준 플레이스토어 인앱결제 수수료 전체 매출인 116억달러의 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