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항공] 속도 내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2021-03-19 박주선 기자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대한항공이 이번 주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통합 전략’(PMI) 수립을 마무리하면서 양사 합병에도 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은 지난 17일 산업은행에 PMI를 제출했습니다. PMI는 산은이 대한항공과 수정·보완 협의를 한 뒤 최종 확정됩니다.
대한항공이 1차로 제출한 PMI에는 △고용유지 및 단체협약 승계 방안 △저비용항공사(LCC) 통합 방안 △운송지원 자회사 효율화 방안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행위 제한 위반 해소 방안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수 발표 직후 노조가 우려했던 고용 유지에 대한 세부적인 실행 방안이 PMI에 포함된 것으로 보입니다. 대한항공과 산은은 인수 이후 구조조정이 없다고 밝혔지만, 업무가 중복되는 직원의 인사이동은 불가피합니다. 산은이 대한항공 지주사인 한진칼과 체결한 투자합의서에 명시된 고용 유지 방안이 PMI에 더 구체화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여기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중복 사업 통폐합과 LCC 통합 계획도 명시된 것으로 예상됩니다.
업무가 중복되는 대한항공의 자회사·자매사와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는 합병 이후 통폐합됩니다. 항공사 지상조업사인 대한항공 자회사 한국공항과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아시아나에어포트는 통합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상 조업사는 항공기 수하물과 화물 상·하역을 담당합니다.
항공 예약·발권 시스템과 호텔·렌터카 예약 등 여행 정보를 제공하는 아시아나세이버와 IT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시아나IDT는 각각 한진칼의 자회사인 토파스여행정보와 대한항공 자회사인 한진정보통신과 업무가 겹칩니다.
두 대형항공사(FSC)의 통합으로 LCC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역시 1개의 LCC로 재탄생합니다. 다만, 통합 LCC의 브랜드나 본사 이전 등의 내용은 최종 통합까지 2년가량이 남아있는 만큼 PMI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 약 50명으로 이뤄진 인수위원회를 구성해 PMI 수립을 위한 아시아나항공 실사에 착수했습니다. 우기홍 사장이 인수위원장, 이승범 고객서비스부문 부사장이 실사단장, 김윤휘 경영전략본부장이 기획단장을 맡았습니다. 올해 1월 기획·재무·여객·화물 등 분야별 워킹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본사를 방문해 약 3개월간 현장 실사도 진행했습니다.
산은의 PMI 검토는 한 달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업계에서는 다음 달 최종 PMI가 확정되면 남은 절차인 인수자금 납입과 기업결합 승인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은 올해 1분기 중 중도금 4000억원을 내고, 오는 6월 30일까지 아시아나항공의 1조5000억원 유상증자 잔금을 납입해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입니다. 대한항공은 지난 4∼5일 우리사주조합과 구주주를 대상으로 진행한 유상증자에서 총 3조3159억원을 마련했습니다.
기업결합의 경우, 현재 국내 공정거래위원회, 미국, 유럽연합(EU) 등 9개국에서 심사가 진행 중입니다. 해외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산 점유율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은 만큼 올 상반기 내에 승인될 것으로 점쳐집니다. 실제 터키에서는 기업결합심사를 이미 통과했고, 공정위 결과는 올 하반기쯤 나올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