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호황] 코로나19 무색케한 석유화학…호황 장기화

에틸렌, 2019년 상반기 톤당 1200달러 수준 회복 미국 한파로 공급부족 일으켜 가격 상승에 영향 줘

2022-03-23     조성준 기자
서산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업황이 오히려 좋아진 석유화학 업계가 올해도 제품 수요 증가로 장기 호황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아시아 에틸렌 가격(CFR NE Asia)은 t당 1201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60달러 올랐다. 1200달러 선까지 올랐던 2019년 상반기 수준을 회복한 셈이다. 에틸렌은 석유제품인 납사를 분해했을 때 가장 먼저 나오는 기초 유분으로 가공하면 다양한 플라스틱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전자기기와 차량 내장재는 물론 비닐, 병뚜껑, 기저귀까지 사실상 모든 플라스틱 제품에는 에틸렌이 들어간다. 석유화학의 핵심 원료인 에틸렌 가격이 급등하면 스프레드(제품 가격과 원재료 가격의 차이)도 상승해 화학사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에틸렌 가격은 지난해 4월 평균 t당 404달러를 기록하며 그해 최저치를 찍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에틸렌 수요가 위축된 요인이 컸다. 그러나 최근 경기가 서서히 회복되면서 수요도 조금씩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행 등으로 이동 인구가 늘어나며 포장재, 위생재는 물론 바이러스 방역과 관련한 마스크, 의료용 라텍스 장갑, 의료용 기기 등의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에 비해 공급은 부족했다. 최근 미국 텍사스 주에 불어 닥친 기록적인 한파로 현지 기업들은 석유화학 설비의 가동을 중단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이번 미국 내 공장 가동 중단으로 2550만t의 에틸렌 공급이 차질을 빚었다. 지난해 롯데케미칼 대산NCC와 LG화학 여수NCC, 여천NCC 등의 가동이 연말까지 멈춘 것도 에틸렌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 에틸렌 가격이 상승하면서 스프레드도 함께 오르고 있다. 지난해 3월 t당 평균 323달러였던 에틸렌 스프레드는 이달 576달러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통상 에틸렌 마진이 t당 400달러를 넘으면 이익을 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에틸렌을 생산하는 석유화학사들은 실적 회복을 넘어 호실적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지난해 코로나19로 에틸렌 가격이 주춤하는 사이에도 NB라텍스 등 특수 섬유 제품은 수요 폭증으로 화학사들에게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업계는 이런 추세가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