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통신 明暗] ‘세계 최초 5G’ 의미 퇴색…이통3사, 기지국 증설 지지부진

5G 상용화 당시 기대됐던 서비스 품질 달성 지연 소비자 불만 결국 집단소송으로…“재산상 피해 구조 문제” 28GHz 기지국 45개 불과…전국망 구축도 시간 더 필요

2021-03-25     정두용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LTE 대비 20배 빠른 속도.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 일상의 변화. 2019년 4월 세계 최초로 5세대(5G) 이동통신이 국내에 상용화되며 기대를 한껏 모았던 요소들이다. 그러나 상용화 이후 만 2년이 다 돼가지만 여전히 서비스 품질은 당초 기대했던 5G 특성을 담지 못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를 향한 소비자의 불만이 높다. 이통3사는 “공식적으로 LTE 대비 20배 빠른 속도를 광고한 적 없다”고 설명한다. 이 속도는 이론상 최고 속도인데 5G의 특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발생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5G 서비스를 ‘대국민 사기극’이라고까지 비유하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소비자들의 불만은 집단소송으로 나타났다. 네이버 카페 ‘5G 피해자모임’은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을 통해 정부와 이통3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집단소송인단 모집 절차를 지난 22일 시작했다. 정부의 묵인 하에 이통3사의 고의적인 망 구축 지연으로 재산상 피해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주장이다. 법률대리인을 맡은 법무법인 주원 측은 소송의 목표로 ‘LTE 요금 대비 부당하게 납부하고 있는 5G 서비스 이용 요금 환수’를 내걸었다. 5G 품질에 대한 불만은 갈수록 높아져 가지만 해결은 요원해 보인다. 5G 기지국은 전체 기지국에 10%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전국망 구축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생활시간이 많은 실내의 5G망 구축에서도 기술적 한계·투자금 마련 난항 등의 이유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통3사의 5G 다운로도 속도는 지난해 하반기 기준 690Mbps로 LTE 대비 4배 빠르지만 소비자의 기대를 충족시키긴 어려운 실정이다. 이통3사는 3.5GHz 주파수 대역을 이용해 5G를 상용화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박성중 의원이 지난달 과기정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통3사의 3.5GHz 기지국은 16만9343개에 이른다. 과기정통부는 2018년 이통3사에 5G 주파수를 할당하며 기지국 의무 구축 기준을 15만국으로 잡고, 연차별 망 목표치를 제시했다. 현재 이통3사 모두 연차별 지정 기지국 수를 충족한 상태다. 소비자 불만은 3.5GHz 기지국의 특성에서 발생했다. 해당 주파수를 이용한 5G 서비스는 ‘LTE 대비 20배’ 빠른 속도를 달성할 수 없다. 현재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는 28GHz 대역 5G 서비스가 구축돼야 소비자들이 초고속 통신이 제공된다. 그러나 이통3사가 현재 구축한 28GHz 대역 기지국은 수는 45개에 불과하다. 정부와 이통3사 모두 28GHz 대역 5G를 소비자향(B2C)보단 기업 전용망(B2B)으로 구축할 방침이라 품질 면에서의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또한 업계에선 3.5GHz 대역의 기지국 역시 각 사별로 15만국을 구축해야 전국망이 원활히 작동할 수 있다고 보고 있어 음영 지역에 대한 소비자 불만 해결에도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5G 손해배상 집단소송에 참여 의사를 밝힌 한 소비자는 “이미 세계최초 5G 서비스에 대한 의미가 퇴색 된 지 오래”라며 “5G 요금제를 쓰면서 LTE로만 통신이 되는 게 이해가 되질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