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역사 왜곡 논란 '조선구마사' 폐지…"무거운 책임감"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가 방송 2회만에 폐지된다. 역사 왜곡 논란에 드라마가 폐지까지 된 것은 초유의 사태다.
SBS는 오늘(26일) 공식 입장을 통해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해 '조선구마사' 방영권 구매 계약을 해지하고 방송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드라마의 방영권료 대부분을 이미 선지급한 상황이고, 제작사는 80% 촬영을 마친 상황이다. 이로 인한 방송사와 제작사의 경제적 손실과 편성 공백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지상파 방송사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방송 취소를 결정하였음을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조선구마사'는 당초 16부작으로 제작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22일 1회 방송 중 충녕대군(장동윤 분)이 서양 구마 사제(달시 파켓)를 대접하는 장면에서 월병 등 중국식 소품을 사용하고, 무녀 무화(정혜성)를 중국풍 의상을 입혀 논란이 됐다. 태종(감우성)과 양녕대군(박성훈), 충녕대군에 대한 묘사도 실제 역사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일었다.
방송 직후 청와대 국민청원에 방영 중단을 요구하는 글이 올라왔고 13만여 명의 동의를 받았다. 방송통신심위위원회에서도 2천 여건에 달하는 민원이 접수됐다.
논란의 여파로 '조선구마사'는 20개 가량의 기업 광고주들과 지방자치단체 등도 제작 지원을 줄줄이 철회했다.
제작사와 SBS는 사과문을 내며 관련 장면을 모두 수정하고 한 주 결방을 통해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작품을 완전히 재정비해 방송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문화 동북공정'이 거세진 가운데 국내 시청자들의 반중 정서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고, 결국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