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노사갈등 심화…파업 투쟁부터 검찰 고발까지

현대제철 정규직 전환 명령 연기…노조, 강경 투쟁예고 금속노조 등 최정우 포스코 회장 고발… 잡음 이어져

2021-03-28     성희헌 기자
금속노조·민변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국내 철강업계에 노사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노조의 파업 투쟁부터 검찰 고발까지 노사관계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가 현대제철 순천공장에 내린 비정규직 노동자 정규직 전환 명령을 사측이 연기함에 따라 노조는 총파업 등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현대제철은 문제를 회피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시간 끌기라며 비판하고 있다. 

노동부는 지난달 현대제철 순천공장 13개 공정 비정규직 노동자 460명 전원과 퇴직자 56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행정지시를 내렸다. 현대제철은 최근 노동부에 기간 연장을 요청했다. 정규직 전환 문제는 현대제철 순천 등 5개 공장과 협력사 직원 1만명은 물론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 협력사 직원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현대제철은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현대제철 노사는 2020년 임금 및 단체 협약(임단협)을 두고도 입장 차가 크다. 현대제철 노사는 2020년 9월 11일 상견례를 시작했으나 아직까지 임단협 교섭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는 노조가 이달 ‘게릴라성’ 부분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노조는 교대가 이뤄지기 4시간 전 공정을 선정해 파업에 돌입했다. 

앞서 현대제철 노조는 임단협 결렬에 따라 총파업에 나선 바 있다. 민주노총 산하 현대제철 5개 지회(충남·포항·인천·광주전남·당진)는 지난 1월 48시간 동안 파업을 실시했다. 

지난 12일 연임에 성공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노조의 잇단 고발 등 잡음이 이어지기도 했다. 최 회장 등 포스코 임원 64명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자사주를 매입한 혐의로 지난 9일 검찰에 고발됐다. 금속노조·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민생경제위원회·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최 회장 등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포스코 주식 1만9209주를 취득했다고 주장했다.

포스코는 이 같은 의혹을 부인했다. 포스코는 “당사 주가는 연초 대비 최대 42% 급락하게 돼 책임경영 의지를 시장에 보여주기 위해 임원들이 자발적으로 주식을 매입한 것”이라며 “임원들은 당시 매입한 주식을 현재까지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앞서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 포항지부와 포스코지회, 포스코사내하청지회는 지난 4일 최 회장을 비롯해 장인화 사장, 남수희 포항제철소장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대구지검 포항지청에 고발했다. 이들 노조는 “최근 3년간 20명의 노동자가 사망했고 사고 때마다 원인으로 지목한 최소한의 안전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