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전국 최초로 동 단위 역사전시관 설치
2013-07-08 유원상 기자
[매일일보 유원상 기자] 전국 최초로 동 단위 역사전시관이 문을 연다.중구(구청장 최창식)는 9일 오후3시 중림동 중림종합복지센터 광장에서 ‘중림동 역사전시관’개관식을 갖는다.중림종합복지센터 1층에 마련된 60㎡ 면적의 전시관은 중림동의 과거 모습이 담긴 유물과 사진으로 꾸며졌다.한때 남대문시장에 대규모로 옷을 납품하던 봉제공장과 지금은 염천교 부근에 일부가 남아있는 구두방의 옛 모습을 볼 수 있다. 구두 제작 소품과 그 당시 사용하던 재봉틀도 감상할 수 있다.또 서울 도심의 마지막 달동네 모습도 영상으로 볼 수 있다. 지난 해부터 이주가 시작돼 철거에 들어간 서울역 뒤편 만리2구역 주택재개발지역(중구 만리동2가 176번지 일대)의 골목길, 주민들의 모습 등을 영상에 담은 만리동별곡을 상영한다.중림동의 유래와 조선시대 마을의 형성, 일제강점기 식민도시계획, 해방 이후 도시재건과 발전 등 중림동의 역사적 형성 과정과 공간적 특성을 보기쉽게 그래픽 패널로 전시한다.토박이가 많은 중림동을 추억하는 어르신들과 옷 한 벌, 구두 한 켤레에 담긴 중림동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도 담았다.이처럼 한 동네의 과거와 현재를 엿볼 수 있는 전시관이 마련된 것은 중구 중림동이 최초다.중구는 올 2월 각 동마다 유래와 변천사 등을 전시하는 역사 전시공간 조성 계획을 마련하고 첫 번째로 중림동을 선정해 작업을 해 왔다.그래서 국가기록원과 서울시사편찬위원회, 서울역사박물관 등은 물론 중구의 역사사진을 보유하고 있는 분들의 협조를 받아 사진자료를 확보했다.중림동은 조선초 한성부의 행정구역인 5부 52방중 서부(西部地区) 반석방(盤石坊) 약전중동(藥田中洞)과 한림동(翰林洞)의 글자를 각각 한자씩 따온데서 비롯됐다. 1914년 경성부내 동(洞)ㆍ정(町)ㆍ정목(丁目)ㆍ통(通) 명칭을 새로 정할 때 지금의 이름으로 등장했다.옛날 서울에 약을 공급하였다 해서 약현(藥峴)이라고도 불리었으며, 한국 최초의 서양식 벽돌건물인 약현성당이 위치해 있다. 중림동의 한 축을 이루는 만리동(萬里洞)은 세종때 문신 최만리가 살았던 것에서 유래됐다.한국 최대의 평신도 순교지인 서소문공원은 조선시대 처형장으로 사용하다 일제 강점기부터 수산청과시장이 있었으며, 노량진과 가락동에 대단위 수산물 시장이 조성되면서 1976년 근린공원으로 변신했다.예전 양정고등학교 자리였던 손기정공원은 서울시 기념물 5호인 손기정 월계관수와 손기정기념관이 위치해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한때 서소문로를 따라 1980년대까지 가구거리가 있었고, 남대문시장에 의류들을 공급하던 곳으로 성황했던 중림동은 낙후된 주거여건으로 주민들이 하나 둘 떠났다가 최근 주택재개발로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최창식 구청장은 “중림동을 시작으로 15개 동의 사진자료와 유물들을 수집해 동별로 역사전시관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