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ESG 경영의 과잉‧과속을 경계 한다

2022-03-29     송영택 기자
송영택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기업의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속가능한 경영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ESG 경영은 이제 기업들의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될 만큼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글로벌 트렌드에 맞게 ESG 경영위원회를 설치하고 운영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모양새다. 우리나라 속담에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면 다리가 찢어진다.” 외국 속담에는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가득 차 있다”는 경구가 있다. 분수에 맞지 않게 고상한 척 하지 말라는 것과 함께 눈 앞에 보이는 달콤한 것에 취하지 말고 뒤에 감쳐진 음모도 꽤 뚫어 보라는 삶의 지혜가 담겨 있다 할수 있다. 작년에 우리나라 금융기관이 석탄확력발전소 수출 기업에는 금융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과연 이런 결정이 대한민국에 소속된 금융기관이 자발적으로 내린 경영판단이라 할 수 있을까.  ESG 경영이 글로벌적으로 급속하게 확산 되는 이유 중의 하나로 미국의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지목하는 전문가들이 나오고 있다. 2020년 기준으로 약 7조8000억달러를 운용하는 블랙록은 미국 오바마 정부시절부터 밀접한 관계를 맺어 왔다. 하지만 2016년 힐러리를 누르고 트럼트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그들의 야심을 늦추어야 만 했다. 2021년 바이든‧해리스 정부가 집권하자 미래 산업의 헤게모니를 차지하겠다는 야심이 노골화 되고 있다. 겉으로는 기후변화‧인권과 다양성‧지배 투명성 등을 내세운다. 블랙록의 최고경영자(CEO) 래리 핑크는 2020년 1월 전 세계 최고경영자들에게 보내는 연례서한에서 기후변화 리스크와 ESG를 투자 결정에서 핵심 요소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매출의 25% 이상을 석탄발전에 의존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와 관련 미국의 빅테크인 페이스북‧애플‧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도 글로벌 빅머니들과 기후변화 등 ESG 경영에 입장을 같이하며 세계 산업질서 재편에 나서고 있다고 볼수 있다. 이처럼 미국의 빅머니‧빅테크 등 일명 ‘글로벌리스트’ 핵심들은 세계 산업 헤게모니를 장악하기 위한 활동을 총력전으로 펼치고 있다 봐야 할 것이다.  이에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과 정부는 글로벌 핵심 경영 트렌드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겸비하면서 정중동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할수 있다. 대한민국의 산업과 금융은 그 발전 역사가 그리 깊지 못하다. 그러나 이제는 글로벌적으로 전개되는 경영 패러다임에 무작정 쫓아가지 않아도 될 만큼 체질이 강화됐다. 현대문명의 핵심 가치 추구 전선에 동참하는 나라에 걸맞게 동북아에서 한국만의 기질을 발휘 할 때가 됐다. 식민지 시대를 거처 민족 간의 전쟁을 치루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룬 한국의 발자취를 뒤돌아보며 미래를 위한 행보에 신중함을 보여야 한다.  원자력발전소와 화력발전소의 기술과 운영 능력, 반도체와 정유화학시설, 조선 등 한국이 키워온 제조기술의 기반과 경쟁력이 글로벌리스트들의 먹잇감으로 전락되 않도록 만반에 준비를 하는 동시에 ESG 추진 과잉·과속을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