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내곡동 땅 존재 몰랐다는 해명은 부정확”
2021-03-31 조현경 기자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31일 내곡동 땅 의혹과 관련해 '존재 자체를 몰랐다'는 초반 해명이 부정확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오 후보는 사건의 본질과는 다른 문제라며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의 내곡동 의혹 공세를 '거짓말 프레임 씌우기'라고 재차 일축했다. 박 후보 측은 여전히 내곡동 의혹 공세에 '올인'하고 있지만, 거센 정권심판론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초청 관훈토론회에서 '(내곡동 땅에 대해) 존재 자체를 몰랐다'는 과거 발언에 대해 "그 표현이 빌미가 된 것 같다. 반성하게 된다"며 "정확한 표현으로 '제 의식 속에 없었다'는 표현을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를 하면 선거 현장에서 갑작스러운 질문을 받을 때가 많다"며 "그럴 때 답변하고 싶은 게 있어도 참았다가 돌아가서 캠프에 확인 지시를 하고 돌아오는 데 반나절이나 하루 이틀이 걸린다. 그렇게 대처하면 좋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내곡동 의혹이) 확산될 텐데 최대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는 강박이 생겼었다"고 해명했다.
요약하자면 갑작스런 질문에 답하느라 표현상 적확하지 못한 답변을 하게 됐고, 이로 인해 박 후보 측 공세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전날까지 두 차례에 걸친 TV토론에서 오 후보를 향해 '거짓말 콤플렉스' 공세를 폈던 박 후보는 이로써 소정의 성과를 거두게 됐다. 하지만 오 후보가 내곡동 땅 주택지구 지정에 관여했는지, 이로 인해 부당한 이익을 취했는지 등 핵심적인 의혹은 아직까지 의혹 제기 수준에 머물러 있다. 오 후보가 '거짓말 프레임 씌우기'라고 반발하는 이유다.
이와 관련, 이날 리얼미터가 공개한 서울시장 후보 지지도 여론조사(YTN·TBS 의뢰로 지난 29∼30일 서울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1039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에 따르면, '두 후보 중 누구를 지지하냐'에 대한 물음에 오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55.8%, 박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32.0%로, 두 후보 간 격차는 23.8%포인트에 달했다. 지지에 있어 결정적인 요인으로는 '정권심판론과 정권안정론'이라는 응답이 32.4%로 가장 많았다. 박 후보 측의 내곡동 공세가 표심에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