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락인효과] “서비스 매력 높여라”…ICT업계, 구독 생태계 마련 활발
즐거움 추구·디지털 익숙 ‘MZ세대’ 소비 주요층 부상
콘텐츠 연계로 맞춤형 서비스 제공…사업 구조 재편 ‘속도’
2022-03-31 정두용 기자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의 눈이 콘텐츠로 향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빅테크 기업들이 앞 다퉈 콘텐츠와 자사의 서비스를 연계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비즈니스 모델을 새롭게 재편해 락인(Lock-in)효과를 꾀하겠단 취지다.
네이버·카카오 등 인터넷 기업은 물론 SK텔레콤·KT 등 이동통신사도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구독 생태계 구축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모바일·PC로 시장 중심이 옮겨진 커머스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K콘텐츠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게임업계도 구독 경제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ICT 업계에선 “콘텐츠 시장을 잡지 못하면 미래는 없다”는 말까지 흘러나온다.
국내 빅테크 기업들의 변화는 MZ세대(밀레니얼과 Z세대) 부상과 무관치 않다. 소비의 주축으로 떠오른 이들을 잡기 위해 기업들은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웠다. MZ세대는 즐거움과 다름을 추구하면서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단 특징을 지닌다.
사업 재편이 가장 활발한 곳은 e커머스 플랫폼 분야다. 미국 유통 공룡 아마존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아마존프라임과 커머스 서비스를 연계해 구독 생태계를 마련한 것처럼, 국내 업체도 이와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쿠팡은 유료 멤버십 ‘로켓와우’ 가입자를 대상으로 OTT 쿠팡플레이를 제공 중이다. KT 자회사 KTH도 최근 K플레이를 K쇼핑 내 서비스로 출시하며 ‘충성고객’ 확보에 나섰다. ICT기업들은 이 밖에도 실시간 소통 기반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상품 설명에도 콘텐츠를 가미했다.
네이버는 CJ그룹 지분을 맞교환 이후 첫 협력 사례로 콘텐츠 서비스를 내놨다. 네이버의 유료 멤버십 회원 서비스에 ‘OTT 티빙 방송 무제한 이용권’을 추가되며 사용자 혜택 외연이 넓혔다.
이통사들도 탈(脫)통신 전략의 핵심으로 콘텐츠·미디어를 지목하며 OTT 사업을 확대 중이다. SK텔레콤의 자회사 웨이브는 2025년까지 1조원을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를 위해 투자할 계획이다. 11번가와 웨이브 간 연계 서비스도 강화될 전망이다.
게임업계의 변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넷마블은 계열사 코웨이와 함께 구독경제 사업 구축에 나섰다. 엔씨소프트는 케이팝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유니버스’를 통해 고객의 층을 강화하고 있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MZ세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기업 내 충성고객으로 묶어두겠단 전략이 활발해지면서 많은 협력 러브콜을 받고 있다”며 “대형 ICT기업의 주요 경영진들 사이에선 콘텐츠 경쟁력 확보에 사업 성패가 달려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