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기온 상승으로 봄 과수원 생태 시계 빨라져”
사과꽃 활짝 피는 시기, 지난해보다 5일 정도 앞당겨질 듯
2022-04-01 전승완 기자
[매일일보 전승완 기자] 농촌진흥청은 겨울철 기온 상승으로 과수원 생태 시계가 빨라짐에 따라 사과꽃 피는 시기가 지난해보다 5일 정도 앞당겨질 것이라고 1일 밝혔다.
올봄 기상자료(2월 1일∼3월 20일)를 분석한 결과, ‘후지’ 품종 꽃이 활짝 피는 시기(만개기)는 경남 거창이 제일 빠를 것(4월 10일)으로 전망된다. 이어 충북 충주 4월 17일을 비롯해 전북 장수 4월 18일, 경북 영주 4월 19일, 경북 군위 4월 20일, 경북 청송 4월 25일로 만개시기가 예측됐다.
이 같은 분석은 올해 2월과 3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게 유지됐고(1.7도 상승), 4월 기온도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에 따른 것이다.
농촌진흥청은 사과뿐 아니라, 다른 과일나무의 꽃 피는 시기도 전반적으로 빨라지는 양상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배와 복숭아꽃이 피는 시기가 남부지역은 평년보다 10일, 중부지역은 평년보다 4일∼5일 더 앞당겨질 것으로 나타났다.
감귤도 3월 말 분석 결과, 싹 나는 시기(발아기)가 예년보다 16일가량 앞당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감귤 꽃의 만개시기도 평년보다 7일 정도 빠른, 오는 5월 8일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수 가운데 생산액이 가장 큰 사과의 꽃 피는 시기가 빨라지면 ‘과수화상병’ 발생 우려가 높아진다. 또한 꽃이 피어있는 기간이 줄어들면서 열매 달림도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농가에서는 꽃 중심화보다는 저온에 강한 측화(꽃대 끝이 아닌 가지 옆에 달린 꽃)에 적극적으로 인공수분을 실시해야 한다.
저온 피해를 본 꽃은 외형이 정상처럼 보여도 배주(밑씨)가 고사될 수 있으므로, 사과 꽃을 반으로 잘라 배주의 고사 여부를 확인한 다음 꽃따기를 한다. 또한 조기 낙과 피해 예방을 위해 열매솎기를 늦추도록 한다.
아울러 과수화상병 예방을 위해 물대기(관수 개시) 시기를 늦추고, 방화 곤충의 과수원 간 이동을 제한하며, 일찍 핀 꽃은 제거한다. 과수화상병 발생지역과 특별관리구역에서는 등록된 예방 약제를 3회(개화 전 1회, 개화기 2회) 주고, 미발생지역은 개화 전 1회 준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이동혁 사과연구소장은 “노지에 있는 과수원은 기온 변동이 큰 만큼, 철저한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며 “특히 사과 과수원에서는 과수화상병 확산 방지를 위해 인공수분 시 검증된 꽃가루를 사용하고 위험구역에서의 방화 곤충 방사를 중단해야 하며, 벌통 이동을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