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내리자 시장금리 오히려 상승
한은 "정책 실패 아닌 외부 변수 때문"
2014-07-10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하한 지 2개월 만에 시장금리는 오히려 큰 폭으로 상승했다.금융시장 전반의 금리 인하를 위해 '정부의 비위를 맞춰준다'는 지적을 감수하고 단행했던 기준금리 인하가 정반대 효과를 낳은 셈이다.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금리의 대표격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9일 기준 2.99%를 기록했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내린지 2개월 만에 금리가 0.44%p 뛴 것이다.이 기간 회사채 3년물(AA-)은 2.91%에서 3.45%로 0.54%p, 국고채 5년물은 2.62%에서 3.29%로 0.61%p 상승했다.시장금리 변화를 반영하는 은행들의 예금·대출금리도 한은의 정책 목표와 달리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국민은행의 1년만기 정기예금 '국민수퍼' 1년 금리는 2.75%에서 2.77%로 올랐다. 이 은행의 직장인 신용대출 금리도 4.36~6.53%에서 4.51~6.68%로 상승했다.오는 15일 고시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반영돼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오를 가능성이 있다.우리·신한·농협·외환 등 다른 시중은행은 예금과 대출금리를 비슷하게 유지하거나 내렸지만, 기준금리 인하 폭에는 못 미친다.그러나 한은은 시장금리 상승이 통화정책의 실패나 효과 반감 때문이 아닌 미국의 '출구전략' 우려라는 초대형 외부 변수 때문인 만큼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단기금리 인하에도 장기금리가 상승, 장·단기 금리차가 벌어진 데 대해서도 "과거에 비춰 현재 수준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제약할 정도는 아니다"고 밝혔다.한은은 오는 11일 금통위를 열어 7월 기준금리를 정한다. 현재로선 동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지만, 8~9월 중에는 한 차례 더 내릴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