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피해자, 오세훈 당선에 "가족과 함께 울었다"
"업무복귀 챙기겠다" 오 시장에 공식면담 요청
2022-04-08 김정인 기자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시장이 당선되자 힘들었던 때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오 시장은 선거 승리 직후 피해자의 업무 복귀를 챙기겠다고 공언했고, 이에 피해자 측이 오 시장에 공식면담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8일 피해자 A씨의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에 따르면, A씨는 "오세훈 당선인의 연설을 듣고 그동안의 힘든 시간이 떠올라 가족들과 함께 울었다"며 "오 당선인이 잊지 않고 언급해주고 잘 살펴주신다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앞서 이날 새벽 국민의힘 당사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며 "이번 선거 원인이 전임 시장의 성희롱이었다. 그 피해자분은 우리 모두의 아들, 딸일 수 있다"며 "피해자가 오늘부터 편안한 마음으로 업무에 복귀하도록 제가 정말 잘 챙기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사정을 먼저 파악해야 (피해자가)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어떻게 만들지 답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이날 '서울시장 위력성폭력사건 공동행동' 기자회견에서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조직 내 성희롱·성폭력 피해자가 일상으로 복귀하는 것은 반성폭력 법과 제도, 정책의 목표이자 그것들이 제대로 가동되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바로미터"라고 했다. 김은화 한국여성민우회 회원은 "오 시장은 이렇다 할 성평등 공약조차 내놓지 않았지만 피해자가 업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잘 챙기겠다고 했다"며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이지만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키기를 바란다. 여성을 동등한 동료 시민으로 대하는지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앞서 피해자 측은 지난달 17일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피해자와 함께 말하기' 기자회견에서 "본래 선거가 치러지게 된 계기가 많이 묻혔다고 생각한다. 저를 상처 주었던 정당에서 시장이 선출되었을 때 저의 자리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든다"고 호소했다. 이후 A씨를 '피해호소인'으로 지칭해 2차 가해 논란을 일으켰던 고민정·남인순·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영선 후보 캠프에서 하차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