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도부 총사퇴...野 "내각 총사퇴하라"
文대통령 "국민의 질책 엄중히 받아들일 것"
김종인 고별사 "文치하 고통 얼마 안 남았다"
2022-04-08 조민교 기자
[매일일보 조민교 조현경 박지민 김정인 기자] 집권여당과 제1야당의 정면승부에서 집권여당의 완패로 끝난 4.7 재보선의 후폭풍이 거세다. 패배 하루 만인 8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질책을 엄중히 받아들인다”는 메시지를 냈다. 이에 따라 총리 교체 등 개각 단행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대승을 거둔 국민의힘은 전면적인 국정 쇄신과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이날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사퇴하면서 자체 혁신을 이어가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김태년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 등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재보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사퇴를 선언했다. 민주당은 당초 예정된 전당대회를 일주일가량 앞당겨 내달 2일 실시하기로 했다. 직전 당대표이자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재보선 참패에 책임이 큰 이낙연 의원도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며 근신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차기 대권 경쟁에서 이 의원은 더욱 불리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청와대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표명이 있었다. “국민의 질책을 엄중히 받아들인다” 또 “더욱 낮은 자세로 보다 무거운 책임감으로 국정에 임하겠다”는 메시지다. 하지만 국정 기조의 변화 조짐은 없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코로나19 극복, 경제회복과 민생 안정, 부동산 부패 청산 등이 이번 선거를 통해 국민의 절실한 요구로 나타났다. 이런 요구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은 흔들림 없이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조만간 개각을 통해 분위기 쇄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재보선이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민심의 심판이었다는 점에서 청와대의 인식이 안일하다는 비판이 야권을 중심으로 분출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은혜 대변인 논평을 통해 “무능과 부패로 나라를 망치고, 내로남불의 위선으로 국민들 가슴에 피눈물 흘리게 한 국정의 전면쇄신, 내각 총사퇴를 단행할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내각 총사퇴 요구다.
김종인 위원장의 책임 추궁은 더 신랄했다. 그는 “코로나19 상황에 무능한 정부의 실책이 겹쳐 국민 삶이 피폐하고 암울하기 이루 말할 데 없다” 또 “자기자랑에만 한껏 정신 팔린 정권은 백신조차 변변하게 못 구하고 대한민국을 지구 반대편 후진국보다 못한 수준으로 전락시켰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치하 고통의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고 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이번 선거 결과를 국민 승리로 겸허히 안 받아들이고 자신들이 승리한 거라 착각하며 개혁 고삐를 늦추면 당은 다시 사분오열하고 정권 교체와 민생 회복을 이룩할 천재일우 기회는 소멸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 같은 경고를 남기고 이날 비대위원장에서 물러나 자연인으로 돌아갔다. 국민의힘은 새 지도부 선출과 야권 대통합을 동시에 풀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