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세] 정유업계, 탄소중립 서둘러
정유업계 탄소중립 협의회 발족, 공동전략 수립 목표 정유4사, 저마다 수소 생태계 중심 친환경 사업 실험 중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탄소배출이 많은 정유업계가 탄소중립 전략을 수립하고 다양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12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최근 2050년 탄소중립에 대비한 민·관 소통창구인 ‘정유업계 탄소중립 협의회’가 발족됐다. 협의회 발족식에는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과 대한석유협회장, 정유 4사 주요 임원(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및 학계·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한 자리에 모인 이들은 대외적으로 친환경 산업 구조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대응하고 에너지 대전환기에 맞는 탄소중립 전략을 공동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정유업은 국내 수출 6위 분야이며, 세계 5위 정제능력을 갖춘 산업 분야다. 그러다보니 탄소 배출량도 많아 지난 2019년 기준 연간 약 3200만t을 배출,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에 이어 4번째 다배출업종이며, 전체 산업 배출량의 약 6%을 차지하고 있어 탄소중립 목표 달성까지 수많은 난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업계는 그간 정유공장과 산업단지 내 열통합을 통한 에너지 절감, 고탄소연료(B-C유)에서 저탄소연료(LNG)로의 전환, 제조공정상 배출되는 CO²의 포집 등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 감축 노력을 해왔다. 친환경 요구가 거세짐에따라 추가적인 탄소저감과 탄소중립 추진을 위해 Blue 수소 생산, CCU(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 기술개발 및 적용, 신재생 에너지 사용, 친환경 사업으로 다각화 등의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업체별로는 SK이노베이션(SK에너지)의 경우 지주사인 SK㈜가 향후 5년간 약 18조 원을 투자해 수소 생태계 조성에 뛰어든다. 2023년까지 인천에 부생 수소 생산 클러스터를 구축한 뒤 2025년까지 수소 관계사인 SK E&S가 액화천연가스(LNG)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공장을 완공하고, 연간 25만t 규모의 청정 수소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GS칼텍스는 수소 충전소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서울 상일동 주유소·LPG충전소 부지에서 현대자동차그룹과 함께 1000평 규모의 ‘H 강동 수소충전소’를 개소했다.
에쓰-오일(S-OIL)은 이달 초 40여 건의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특허를 보유한 에프씨아이(FCI)의 지분 20%를 인수하면서 차세대 연료전지 사업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가 이달 초 사우디 아람코와 수소·암모니아 관련 업무협약(MOU)을 맺는 등 수소분야에 진출했다.
정동채 대한석유협회 회장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정유업계가 최대의 영업손실(약 4조 6000억원)을 기록했고, 화석연료에 기반을 둔 산업의 특성상 탄소중립은 당장 달성하기 힘든 목표이지만, 국내 정유산업도 지속가능하며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