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품질 좋은 수박 키우기 시작은 ‘대목’ 선택부터”
박 사용할 땐 토양 관리, 호박은 밑거름 30%가량 줄여야…
2022-04-13 전승완 기자
[매일일보 전승완 기자] 농촌진흥청은 여름철 대표 열매채소 ‘수박’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수박 뿌리 역할을 하는 ‘대목’ 선택 요령과 주의할 점을 13일 제시했다.
우리나라는 수박의 병해충 피해를 줄이고 품질을 높이고자 수박 자체를 그냥 키우기보다 대부분 박 또는 호박에 접을 붙여 생산한다. 이때 대목이 되는 박과 호박의 특징을 알면 수박을 더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박을 대목으로 쓰면 수박이 잘 자라서 품질 좋은 수박을 생산할 수 있지만, 토양 관리에 조금 더 신경 써야 한다.
박에 수박을 접붙여 재배하면 접목하지 않은 것보다 뿌리가 잘 자라고 비료를 적당히 흡수해, 수박이 균형 있게 자란다. 또한 열매가 안정적으로 달리고, 과육 내부에 섬유질 발생이 적으며 당도도 높아진다.
하지만 이어짓기로 토양 환경이 나빠지고, 덩굴쪼김병과 같은 토양 전염성 병원균 밀도가 증가할 수 있다. 최근에는 재배 도중 식물체가 갑작스럽게 시드는 급성시들음증 발생이 증가해, 박 대신 호박을 대목으로 사용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박을 수박 대목으로 쓸 때는 토양관리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시들음증이 발생했을 때는 돌려짓기와 함께 아주심기 4주 전 토양을 소독해야 한다.
소독 방법은 약제를 토양과 섞거나(다조멧) 물에 희석해(디메틸디설파이드, 메탐소듐) 관주(물대기)한 뒤, 비닐을 덮고 1주∼2주간 두면 된다. 소독 후에는 비닐을 제거하고, 토양 내 가스를 완전히 제거한 뒤 아주심기 한다.
참고로 농촌진흥청은 수박을 더 안정적으로 재배할 수 있는 ‘박 대목 개발 연구’를 진행해, 덩굴쪼김병에 강한 대목용 박으로 △원예3303 △에프알강건 △에프알강타 △에프알신세계 △에프알파워 5품종을 개발했다. 이 품종들은 대목에 필요한 특징을 추가해 민간종자회사를 통해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다.
호박 대목은 박 대목보다 병에 강하고 환경 적응력이 뛰어나지만 상대적으로 품질은 떨어질 수 있으므로, 이 부분을 신경 써야 한다. 호박 대목을 사용하면 수박 급성시들음증이 거의 발생하지 않고, 저온과 고온에서도 비교적 잘 자란다.
하지만 비료를 흡수하는 성질이 매우 강해서 식물체가 웃자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열매가 제대로 열리지 않거나 기형 열매가 발생할 수 있고 맛과 향이 떨어질 수 있다. 농가에서 호박을 대목으로 사용할 때는 밑거름의 질소와 칼리를 30% 줄여 식물체가 웃자라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이우문 채소과장은 “대목 선택은 수박 뿌리를 대신하는 중요한 기능을 하므로, 품종 선택만큼이나 중요하다”며 “농가의 재배 환경, 토양 상태, 병해충 발생 여부 등 재배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목을 선택·관리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