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동인의 백수탈출] 혁신적인 인재는 양성되고 있는가

2022-04-15     매일일보
원동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이어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국내 산업구조의 체질이 바뀌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감염증을 겪은 후 코스피(KOSPI) 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종목은 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BBIG) 위주로 재편되고, BBIG 업종은 반도체 산업과 함께 한국의 미래를 먹여 살릴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산업구조의 개편은 일자리 시장 개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들 미래산업은 IT 분야를 전공한 우수 인재의 절대 숫자가 부족하다고 아우성이다. 최근 IT·게임업계에서 벌어진 ‘연봉 배틀’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분야 기업들은 프로그램 개발 분야의 인력난이 현실화하자 앞 다퉈 대졸 초봉을 6000만 원 이상으로 끌어올릴 정도로 인재 영입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그러자 중소기업, 스타트업에서는 인재가 빠져나갈까 전전긍긍이다. 청년 실업률 10%를 돌파한 사상 최악의 청년 구직난 속 대비되는 풍경이다. 이는 우리 사회 인재 양성 시스템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미래형 산업구조 즉, 4차 산업혁명시대에 필요로 하는 일자리는 대체로 이과형 인재다. 오래전부터 대졸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문과여서 죄송하다는 ‘문송’ 현상이 나타났는데도 여전히 이과 인재 부족은 교육 현장이 산업구조 변화에 발맞춰 빠르게 바뀌지 못한 탓이다. 기업은 오래전부터 시대에 맞는 인재 양성을 대학에 요구해 왔지만, 이런 목소리 역시 현장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특히 수도권 대학은 전혀 변화하고 있지 않다. 수도권 대학들은 ‘수도권 대학정원 총량제’로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학과의 신설 및 증원이 어렵다며 규제 완화를 호소하고 있지만 실상 정원 내에서 학과별 정원을 줄이거나 늘릴 수 있다. 그러나 수도권 대학에서 시대적 소명을 다하거나 사회적으로 인력 수요가 줄어든 학과의 조정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개혁과 혁신의 중심에 서야 할 대학은 오직 밥그룻 지키기에 급급할 뿐이다. 수도권 대학이 자기 혁신 없이 오직 규제완화만 요구하는 사이, 신산업 분야를 선점하려는 글로벌 기업들의 전쟁은 한층 격화되고 있다. 세계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바꾸려는 미·중 간 기술 패권 전쟁은 반도체 강국인 한국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백신 주도권 전쟁에서도 미국·유럽뿐 아니라 중국·러시아까지 가세하며 선진국들의 산업 자국 중심주의가 갈수록 노골화하고 있다. 국내에서 개발자 확보 경쟁이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인재들과 경쟁할 국내 신산업 인재 육성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예상치 못한 코로나 시대 불확실성 속에서도 서두에 언급한 미래산업들은 선방하고 있다. 이제는 대학이 뼈를 깎는 자기 혁신으로 사회와 국민들에게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