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재도약]K배터리, 소재 국산화에도 수입 의존도 여전

4대 소재 모두 국산화…점유율은 한 자릿수 그쳐

2022-04-15     이재영 기자
포스코케미칼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 국산 배터리의 소재 국산화가 정체 국면을 보인다.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 4대 핵심소재 모두 국산화에는 성공했지만 한 자릿수 점유율에 머물러 수입 의존도 개선이 미미한 것으로 파악됐다. 완제품 배터리가 세계 선두권에 위치하면서도 소재 외부조달 비중이 높으면 이익 극대화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소재 분야는 점유율 집계가 어려워 최신 데이터가 없다. 야노경제연구소가 조사한 자료는 2018년 기준으로 한국의 점유율이 양극재 8.6%, 음극재 6.0%, 전해질 7.7%, 분리막 8.5%였다. 한 자릿수에 그친 데다 양극재, 전해질, 분리막은 전년이나 전전년에 비해서도 뒷걸음질 쳤다. 과거에 소재는 일본이 종주국이었으나 중국의 비중이 비대해진 것도 위험 요소로 부각된다. 중국은 2018년 양극재 63.6%, 음극재 74%,전해질 69.7%, 분리막 56.7%를 차지했다. 중국정부가 로컬 완제품업체와 더불어 소재업체도 전폭적으로 지원하면서 적극 육성한 결과다. K배터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온전한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려면 소재 경쟁력에 대한 개선이 중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국산화 대표주자는 SK이노베이션이다. 이 회사는 국내 최초이자 세계 세 번째로 분리막 생산기술을 2004년 독자 개발했다. 2019년 11월 12, 13호기 양산을 시작했고 중국 공장 증설 후 작년 11월 일부 가동했으며 2023년까지 생산능력을 확충할 예정이라 분리막 점유율은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음극재와 양극재는 포스코케미칼이 주도하고 있으며 양극재에 엘앤에프, 에코프로비엠, 전해액에 엔켐, 솔브레인 등이 참여하고 있다. 더불어 SK이노베이션 외 LG화학도 일부 소재는 생산 내재화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의 경우 음극재는 2023년, 양극재는 2022년까지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국내 다른 경쟁업체들도 생산설비를 지속 늘려나가고 있다. 이러한 투자가 글로벌 점유율 확대로 이어지는 것이 최선이지만 자칫 국내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이어질 염려도 생긴다. LG화학에서 분할한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말 NCMA양극재 기반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양산했다. 해당 양극재는 엘앤에프와 포스코케미칼이 공급하고 일부는 LG에너지솔루션이 자체적으로 만들 전망이다. 고성능 신제품인 만큼 완성차 시장에서 해당 배터리 사용량이 늘어나면 소재 국산화에도 진전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소재가 성장하려면 합작 투자 등 선의의 경쟁이 필요하고 내부 출혈을 줄이기 위한 합종연횡도 고려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장기적으로 분리막과 전해질 등은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시장으로 전환될 경우 사양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배터리 완제품 업체의 소재 내재화는 소재 전문 업체의 투자비 회수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여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