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반도체] 위기의 K-반도체… 손경식 “정부에 이재용 사면 건의”
2022-04-16 이상래 기자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대한민국 수출을 지탱하는 반도체 산업이 위태롭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싸움의 그 중심에 반도체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향후 첨단기술 전쟁에서 반도체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반도체 공급망을 안전하게 누가 확보하느냐가 글로벌 기술 패권을 쥘 수 있다는 것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움직였습니다. 이번주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 삼성전자, 인텔,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을 불렀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견제하며 미국이 반도체 주도권을 가져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미국과 중국 모두 우리나라에게는 중요한 반도체 시장입니다. 어느 하나도 놓칠 수 없는 시장입니다.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이 중요한 분기점을 맞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당연히 시선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1위이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삼성전자의 전략적 판단이 중요해지는 시점입니다.
하지만 삼성전자 반도체 산업을 전두지휘할 이재용 부회장이 지금 자리에 없습니다. 전쟁 중에 총사령관이 부재라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재계에서 이 부회장의 적극적인 역할이 긴급하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홍남기 경제부총리에게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을 건의드렸다”고 말했습니다. 손 회장은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산업을 일으키겠다고 나와서 하고 있다. 우리도 공백이 있으면 안 되는데 걱정이 된다"며 "한국이 반도체 강국인데 위치가 바뀐 것 같다. 자칫 우리 자리를 뺏길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어제는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가 이 부회장 사면을 요청하는 호소문을 대통령에게 발송했다고 밝혔습니다. 오 군수는 이 부회장이 있어야 할 곳은 구치소가 아니라 경영 일선이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영환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도 SNS을 통해 “세계가 반도체 전쟁을 벌이는데 우리만 혹시 장수의 발을 묶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며 “이 부회장을 석방해 청년 일자리 확보와 코로나19 백신 확보에 삼성이 사활을 걸고 국가를 위해 기여하도록 하면 안 되겠냐”고 적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충수염 수술을 받고 병원에 입원해 있던 이 부회장은 어제 저녁 서울구치소로 복귀했습니다. 의료진이 상태를 더 지켜보자고 했지만 이 부회장은 “괜찮다. 더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구치소 복귀 의사를 밝혔다고 합니다. 이 부회장은 수술과 입원 등으로 몸무게가 7㎏가량 빠졌다고 합니다.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반도체 산업이 위기를 맞으면서 이 부회장의 사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되는 시국에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