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권 도입하니 지폐 수요 줄어
조폐공사 실적 악화...2년 연속 적자
2014-07-14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5만원권의 등장으로 신규 지폐 제조량이 5년 사이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에 따라 화폐 제조를 독점하고 있는 한국조폐공사 실적이 악화하고 있다.14일 국회예산정책처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조폐공사가 제조해 한국은행에 공급한 지폐는 5억5000만장으로 5만원권이 나오기 이전인 2008년(17억1000만장)에 비해 32.2% 수준으로 나타났다.특히 5만원권이 도입된 지난 2009년 9억9000만장으로 1년여만에 절반 가량 급감했고 이후 감소세가 지속돼 최근 3년간 4억~5억장 선에서 유지되고 있다.5만원이란 고액권 도입으로 지폐 수요 물량이 이전보다 줄어든 상태에서 신용카드 사용이 보편화 된 것 역시 신규 지폐 감소에 일조했다.5만원권 공급량은 지난 2010년 2000만장에서 2011년 1억1000만장, 2012년 1억8000만장 등 수요 증가에 맞춰 다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수표도 5만원권 도입 여파로 수요가 급감했다.조폐공사가 시중은행에 공급하는 수표의 납품량은 지난해 4억4300만장으로 2008년 10억8800만장의 40.7%에 불과했다.이 때문에 조폐공사의 지폐 공급 매출은 2008년 1321억원에서 지난해 785억원으로 40.6%나 감소했고 매출 비중 역시 같은 기간 34.7%에서 22.3%로 낮아졌다.
국내 주화(동전) 매출도 같은 기간 902억원에서 551억원으로 38.9% 줄어들었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조폐공사의 당기순이익은 2008년 56억원에서 2009년 5억원으로 급감한 뒤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감가상각비 감소 덕으로 2010년 164억원으로 반짝 늘었다가 2011년에는 5억원 적자로 돌아섰다.이어 작년에는 60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적자폭이 증가했다.조폐공사는 기존 화폐 및 수표 제조 이외에 우표·증지·상품권 인쇄, 훈장, 기념주화, 보안용지 등 다른 분야의 사업을 확대하고는 있지만 이들 분야에서 큰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이와 관련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펴낸 ‘공공기관 결산평가’ 보고서에서 “조폐공사의 주요 사업인 화폐와 수표의 수요 감소로 당분간 공사의 수익성 악화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