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님께 진심으로 사과" 윤호중, 현충원서 무릎참배
박원순·오거돈 피해자에 참배 중 돌발 사과
"직접 사과해야" 지적에 "신원 노출 우려돼"
2022-04-22 박지민 기자
[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22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던 도중 무릎을 꿇은 뒤 방명록을 통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윤 위원장은 이날 신임 원내대표단과 함께 국립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분향한 뒤 무릎을 꿇고 약 1분간 고개를 숙였다. 참배 후 윤 위원장은 방명록에 '선열들이시여! 국민들이시여! 피해자님이여!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민심을 받들어 민생을 살피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방명록에서 언급한 '피해자님'은 이번 재보선 발생 원인이 됐던 전 서울·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 피해자들이라는 것이 민주당의 설명이다. 한준호 원내대변인은 "이번 보궐선거의 발생 이유가 되었던 피해자 분들을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윤 위원장이 왜 현충원에서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 원내대변인은 윤 위원장이 무릎을 꿇은 것에 대해 "사전에 계획된 것이 아니며 원내대표단 전원이 당황했다"고 했다. 이어 "확인해보니 '어려운 정국과 국민에 대한 죄송함 등 만감이 교차해 묵념만으로 충분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어 자신도 모르게 무릎이 꿇어지더라'는 말씀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 당황해하는 주변 인사들에게 "현충원에 온 것이 국민 앞에 나온 것과 느낌이 비슷해 마음이 너무 무거워 국민 앞에 무릎을 꿇은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해졌다.
참배 이후 현충원이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기 적절하지 않은 곳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윤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이 그분들에게 충분한 마음으로부터 사과를 드리지 못한 것 같다. 그렇다고 그분들을 찾아가는 것도 신원이 밝혀질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다"며 "(현충원은) 제가 그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릴 수 있는 적당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한편 이날 윤 위원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국민의힘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만나 "(지난해) 품 넓게 여당을 포용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 계속 당을 지도해 여야 관계가 원만하게 협력 속에서 이뤄지도록 노력해주시면 어떠냐"며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다만 원구성 재협상과 관련해서는 "1기 원내 지도부의 협상 결과를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계속 밝혀왔고, 그 말씀으로 대신하겠다"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