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공공택지’ 사전 투기 조사 최대 변수될 듯

'LH 땅 투기' 이후 신뢰도 추락… 사전검증 나선 정부 투기 의혹 사례 또 다시 드러나면 정책 송두리채 흔들

2022-04-28     성동규 기자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정부가 2·4 공급대책에 따른 2차 신규택지 발표를 앞두고 각 택지의 사전 검증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 2월 광명·시흥 신도시 발표 이후 공직자 땅 투기 역풍을 맞은 상황에서 또 다른 투기 의혹이 불거진다면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어서다. 28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2·4 공급 대책을 통해 예고했던 신규택지 공급 지역 2차분을 이번 주 발표한다. 지난 2월, 광명 시흥과 부산 대저 등 10만1000가구가 1차로 발표됐고 이번에는 수도권 11만 가구를 포함한 14만9000 가구의 입지가 새로 공개된다. 신규택지 후보지로 하남 감북과 김포 고촌, 고양 화전, 화성 매송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하남 감북은 최근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광명·시흥과 마찬가지로 과거 보금자리주택 공급을 추진하다가 무산된 지역이다. 또한, 김포 고촌 등은 서울과 접근성이나 교통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잘 갖춰져 있어 예전부터 개발이 거론되던 단골 지역이다 보니 현지에선 이미 땅 거래가 늘고 지분쪼개기 등 투기 정황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문제다.  국토부는 이에 따라 사전 조사를 통해 후보 지역에 대한 거래 특이 동향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국토부 직원의 땅 매입 여부를 파악 중이다.  김규철 국토부 공공주택추진단장은 지난 21일 “특이거래 상황이라든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살펴볼 계획이고, 또 필요하면 국토부나 LH 직원들의 거래 내역 이런 부분까지도 보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투기성 거래가 또다시 드러난다면 정부의 신도시 개발 정책을 둘러싼 비판이 거세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LH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가 땅에 떨어지면서 토지 보상 등의 작업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크다. 실제로 LH 직원들의 경기 광명·시흥 신도시 예정지 투기 의혹이 불거지자 해당 지역 주민들은 ‘3기 신도시 철회’ 요구하는 등 파문이 확산했다. 앞서 지정된 3기 신도시에서도 정부와 원주민 간 마찰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오는 7월 사전청약 예정인 인천계양은 현재 토지 보상 진행률이 겨우 50%를 넘긴 상황인 데다 남양주왕숙은 주민들 반발로 지난달 토지 보상을 위한 지장물 조사 절차가 중단된 상태다. 하남 교산 주민도 신도시 토지 거래 전수 조사를 요구하며 토지 보상 절차를 거부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공직자의 땅 투기 상황을 파악한 뒤 문제가 없는 입지만 선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그러나 국토부는 일단 예정된 입지는 모두 발표하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한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