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조세회피처 불법외환거래 조사대상 184명으로 확대
법규 위반 정도에 따라 검찰·조세 당국에 명단 통보
2013-07-16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금융감독원이 조세회피처를 통한 불법 외환거래 혐의자 184명에 대한 전면 조사에 나섰다.16일 금감원에 따르면 조사 대상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들 전재국씨와 이수영 OCI회장, 최은영 한진해운 홀딩스 회장, 김석기 전 중앙종금 사장 등 184명이다.초창기 20여명을 대상으로 시작했던 금감원 조사가 일부 언론이 제기한 조세회피처 혐의자 184명으로 확대된 것이다.금감원은 조세회피처 혐의자들이 버진아일랜드 등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면서 외환 거래 신고 의무를 어겼을 가능성이 있어 북한 관련자를 제외한 184명으로 조사 대상을 늘렸다고 밝혔다.역외 탈세 혐의자 중 일부는 조사 과정에서 외국환거래법 위반 사실이 적발된 것으로 전달했다.외환거래법에서는 거주자가 국외직접투자나 국외부동산 취득, 금전 대차거래 등 자본거래를 하면 거래은행 등에 사전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외송금이나 국외직접투자 등 외환 거래 때 당사자가 거래목적과 내용을 거래은행 외환업무 담당직원에게 정확히 설명해야 한다.금감원은 전재국씨에게 외국환거래와 관련된 자료를 요청하는 등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나머지 인사들에게도 조사 협조를 독촉하고 있다.외국환은행으로부터 내국인의 조세회피처 거래 내역을 받은 뒤 대면조사를 통해 실체를 파악할 경우 대리인을 내세워 거래했더라도 실제 주인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금감원은 조만간 이들 혐의자에 대한 외환거래 위반 여부 조사를 마무리 짓고 징계를 내릴 방침이다. 불법 행위가 심하다고 판단되면 거래 정지와 더불어 검찰, 국세청, 관세청에 통보해 탈세에 따른 형사 처벌을 받도록 할 계획이다.한편 금감원은 1000여건에 달하는 불법외환거래 의심 사례 조사를 위해 최근 외환감독국에 30여명으로 불법 외환거래 조사 특별팀을 구성하고 상시감시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조사는 9월 말까지 마무리 짓기로 했다.2000년부터 올해 3월까지 조세피난처 관련 불법 외환거래는 62건이 적발됐으며 2010년부터 올해까지는 단 1건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