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동인의 백수탈출] MZ세대가 오고 있다
2022-04-29 매일일보
지난 4·7 재보선은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밀레니엄(M)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아울러 이르는 말)가 파란을 일으켰다. 흔히 MZ세대는 집단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소유보다는 공유를, 상품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특징을 보인다고 한다. 앞선 세대와는 다른 개성이다. 여기에 하나 더 보태자면 MZ세대의 정체성에는 ‘공정 DNA’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대남(20대 남자)와 이대녀(20대 여자)는 ‘청년=진보’라는 통념이 통하지 않는다.
이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누적된 불만을 폭발시켰다. 불만의 주된 이유는 청년실업 문제일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3월 기준 우리나라의 실업률은 4.3%, 실업자 수는 121만5000명인데 비해 청년실업률은 10%, 청년실업자수는 42만6000명이다. 청년 실업률이 전체 실업률의 2배를 훨씬 넘는다. 이것이 MZ세대가 느끼는 불안과 두려움, 분노의 실체다.
재보선 이후 정부와 정치권 모두 ‘청년들의 마음 얻기’ 경쟁에 여념이 없다. 청년실업 대책도 당연히 강조되고 있다. 대통령도 나서 ‘특단의 청년 일자리 대책’ 강구를 지시했고, 정부와 여당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하지만 MZ세대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정부와 정치권이 이번 보선에서 청년 세대가 열어젖힌 시대 전환의 의미를 잘못 읽고 있다는 방증이다.
청년고용 문제는 나라 빚 추경으로 그린 디지털 뉴딜 알바자리 늘려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부나 정치권은 우선 일자리 문제가 단기간에 반짝 아이디어로 풀 수 없는 구조적 난제라는 것을 인식하고 인정해야 한다. 본질을 외면한 임기웅변으로는 애먼 국민 세금만 날리고 정부 정책에 대한 냉소와 불신만 팽배해진다.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에 공공일자리로 고용지표를 분식하는 것도 결코 해법이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청년실업문제의 해법은 무엇일까?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기업들이 사업이 잘 되어서 고용을 늘리는 것이고, 둘째는 사업하기에 좋은 환경을 만들어서 외국의 우량기업들이 이전해 와서 고용을 늘리는 것이며, 셋째는 창업을 많이 해서 실업자가 감소되는 것이다. 세 가지 모두 기업지원정책이다. 구직활동수당, 월세지원, 생활비지원 같은 청년복지정책으로는 MZ세대의 돌아선 마음을 녹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