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트럼프·오바마 대북정책 사이 새로운 길 간다

백악관 “대북정책 검토 완료, 실용적 접근 요구” “일괄타결 초점 안두고, 전략적 인내 의존 안해”

2021-05-02     조현경 기자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바이든 대통령 취임 100일이 되는 날 새로운 대북정책 검토가 완료됐다고 공식 확인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고, 대체적인 윤곽만 제시했다. 전임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시도한 일괄타결 방식도, 같은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채택한 전략적 인내 전략도 아닌 중간 형태의 ‘실용적 접근법’을 취하겠다는 설명이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3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대북정책 검토가 완료됐다”며 “빈틈없고 철저하며 폭넓은 검토였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외부 전문가와 과거 여러 행정부의 전임자들과 긴밀히 논의했다”며“우리가 나아갈 길은 이들이 배우고 공유한 교훈에서 얻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키 대변인은 바이든 행정부 대북정책의 목표에 대해 “여전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며 “(대북정책 검토 결과) 지난 4개 행정부의 노력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분명히 이해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정책은 일괄타결 달성에 초점을 두지 않을 것이며, 전략적 인내에 의존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우리의 정책은 북한과의 외교에 열려있고, 이를 모색하는 세심하게 조정된 실질적 접근법을 요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미국과 동맹국, 주둔 병력의 안보를 강화하는 실질적 진전을 이루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이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와 오바마의 실패에 뒤이어 북한 위기에 대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며 “두 접근법 사이에서 균형을 맞춘 중간형태의 접근법을 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중간 형태의 접근법에 대해 “완전한 비핵화로 이어지는 단계적 합의를 추구하기로 한 결정”이라며 “이 결정은 정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이 지난주 대통령에게 보고한 몇 달간의 검토에 이은 것”이라고 전했다. WP는 다만 “미국이 (북한에) 제시할 제안의 구체적 내용은 불분명하며 관리들은 단계적 합의와 같은 이전 미 행정부가 사용한 익숙한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백악관은 대북정책 검토 과정에서 한국과 일본 등 관련 동맹국들과 협력해 왔다고 밝혔고, 우리 정부도 백악관 브리핑 이후 대북정책과 관련해 정보를 공유해 왔으며 대북정책 검토 결과에 대해서도 사전에 상세한 설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 대북정책의 구체 내용과 관련해서는 미 측이 적절히 설명해 나갈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미는 이번 5월에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과 외교장관회담 등 계기에 대북정책 추진 방향 등에 대해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