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D 축소에 뿔난 김포·검단 민심…노형욱 “확장 검토할 것”
주민들 집단 차량시위 "GTX-D 강남 연결하라"
2035년 110만 인구에도 골드라인 두 량 뿐
2021-05-03 나광국 기자
[매일일보 나광국 기자] 강남권 직결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일명 ‘김부선(김포~부천선)’으로 축소된 서부권역 광역급행철도(GTX-D) 노선을 놓고 인천 검단·경기 김포 시민 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이들 시민들은 김포시청 일대에서 차량 시위를 벌이며 GTX-D 노선의 강남 직결을 요구했다.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이어 대도시권 광역교통 시행계획에도 수도권 서부지역 교통난을 타개할 대안 노선이 담기지 않으면서 주민 반발이 더욱 확산되는 양상이다.
인천 검단·경기 김포 시민들로 구성된 김포검단교통시민연대 등은 지난 1일 김포 시청 인근에서 차량 200여대를 동원해 GTX-D노선 강남 직결을 요구하는 차량 시위를 벌였다. 시민연대는 이날 오전 10시쯤 차량 200여대를 동원해 김포시청에서 사우동 일대(약 1.5km)를 돌며 김부선(김포~부천)으로 전락한 'GTX-D노선 계획 철회'와 'GTX-D 강남 노선 직결'을 요구했다.
시민연대 차량에는 '김부선(김포~부천) OUT', ‘GTX-D 강남 직결', '5호선 김포연장', '민주당 OUT' 문구가 새겨진 홍보물이 붙여져 있었으며, 이들은 김포시청에서 GTX-D 서울 강남 연결을 촉구하는 구호를 제창하기도 했다. 시청 정문에는 GTX-D노선 계획을 비판하는 문구와 함께 근조화환 50여개도 등장했다.
당초 경기도는 김포에서 부천을 거쳐 서울 남부와 하남까지 이어지는 68.1km의 노선을 제안했다. 인천시는 인천국제공항(영종)에서 출발해 청라·가정을 거쳐 김포·검단·계양에서 오는 노선과 부천에서만나는 ‘Y자 형태 노선’을 제안했으나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고 대폭 축소됐다.
시민연대 관계자는 "김포시 인구는 약 48만명이고, 2035년 김포시와 검단신도시의 인구는 각각 76만과 33만의 인구를 계획하고 있는 거대 도시다”면서 "철도망은 2량 뿐인 김포골드라인 뿐인데, 하루 이용객이 7만명에 육박하고 출퇴근 시간 혼잡율이 285%에 달한다"고 호소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신도시는 서울 중심으로 연결되는 지하철은 물론 GTX와 SRT 등 직격 노선이 존재하거나 계획 중인데, 한강신도시와 검단은 예외로 뒀다"며 "지역균형 발전과 형평성을 위해서라도 GTX-D노선은 강남과 직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GTX-D 노선에 대해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추후 여건 변화가 있을 경우 사업비·수요 등 경제적 측면, 정책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사항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노 후보자는 "경제성, 사업비 규모, 기타 정책적 측면 등을 고려해 서부권 광역급행철도 노선(장기∼부천종합운동장)을 계획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서울까지 직결은 아니지만 부천종합운동장역 등에서 편리하게 환승해 서울 도심부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포시 등 수도권 서부권역의 교통혼잡 문제에 대해 알고 있으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장기역(김포골드라인), 부천종합운동장역(GTX-B 노선, 7호선)은 다른 철도 노선을 최대한 편리하게 환승할 수 있도록 계획해야 하고 대장∼홍대선, 인천 2호선 검단 연장 등 사업 추진이 확정될 경우, 철도노선 간 빠른 환승을 위해 역사 위치, 환승 경로 등을 면밀히 검토·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 후보자의 '확장 검토' 발언에도 불구하고 김포 검단 주민들의 주장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한 김포 시민은 "노 후보자가 김포에서 부천을 거쳐 서울 도심부로 이동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지금도 김포골드라인을 통해 서울로 이동은 가능하다"며 "이동의 문제가 아니고, 2량짜리 전철을 통해 서울로 출퇴근은 그야말로 지옥철이 따로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수도권 신도시 중 유일하게 서울로 직접 연결이 되지 않은 곳은 김포뿐"이라고 덧붙였다.